[인터뷰] 제 9대 교수평의회 의장 장태현 교수
[인터뷰] 제 9대 교수평의회 의장 장태현 교수
  • 정리 : 이승식 기자
  • 승인 2000.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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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능 다하는 교수평의회 위해 노력
▲ 교수평의회 의장 취임을 축하하며 먼저 취임 소감을 듣고 싶다

- 교수 평의회가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하였다. 그 동안 평의회의 필요성은 계속적으로 대두되어 왔으나 평의회 활동을 통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 같다. 평의회 의장 취임이후 지난 한달간 평의회의 역할과 위상 정립에 대하여 생각하였으며 지난달 평의원 설문조사와 1차 평의회를 열어 평의회 개혁과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평의원들과 고민을 하고 진지한 논의를 하였다.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평의회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 현재 평의회의 대학내 위상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평의회 위상 설정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

- 평의회가 교수들에 의해 선출된 교수들의 대표기구라는 점에서 평의회의 위상 자체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단지 위상에 문제가 있다면 평의회가 교수들의 의견을 대표하지 못했거나, 혹은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전달했더라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수 평의회의 위상 설정이라기 보다는 교수 평의회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 평의회의 역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얼마 전 교수들의 집단 의사표현도 현재 학교 당국에 대한 불신과 함께 평의회에 대한 불만 표출로 비추어지고 있는데,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방안과 향후 평의회의 활동계획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대학 초기 총장의 강력한 역할이 중심이 된 운영 방식이 현재에도 계속 유지됨으로써 상황이 어려워지고 평의회와 대학 본부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이 총장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주어진 상태에서 운영을 하다 보면 총장이 그에 대한 책임도 모두 감당해야 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올바른 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평의회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교수 평의회가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을 대표하는 기구인 만큼 최소한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한 의견을 제시해야 된다. 그리고 학교 전체 운영에 대해 영향을 주는 사항들은 평의회에서 심의를 받을 수 있는 사항들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들의 집단 의사표현은 평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평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그런 일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본부에서 평의회의 의견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평의회에서는 의견을 효율적으로 수렴하여 쌍방이 성숙하게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의회는 총장의 정책수행에 방해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책 자문을 하고 의견수렴을 대신하는 긍정적인 역할이 우선된다. 이와 함께 총장의 지나친 독선적인 운영이 있다면 이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갖기를 바라며, 이 기능들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학내에서 많은 현안들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이 그 동안 꾸준히 내재되어 있다가 표출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평의회의 입장을 말씀해 달라

- 행정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는 전체 의견을 수렴하고 수행 취지를 납득시키기 위한 충분한 명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이 없을 경우 독선으로 흐르게 되고 현재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도 이런 과정들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나타난 일들로 생각된다. 아무리 수행 취지와 목적이 좋은 정책이더라도 전체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정책을 수행하는 것을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책의 결과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심사숙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 최근 주방기기 및 주방비품 고가 구매와 관련하여 학교 일각에서 고위층 연루 문제가 제기되고 감사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 아직 사건의 정확한 경위나 감사결과를 보지 못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구성원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직원 인사와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본부의 입장을 존중하며 학교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몸담고 있는 대학은 교육기관으로 연구에 앞서 교육적인 측면이 중요하다. 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을 교육하는 대학에서 옳지 못한 일들이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고 모든 것이 바로 되리라고 믿고 있으며, 만약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그 시점에서 가능한 방안들을 생각해 보겠다.


▲ 마지막으로 교수들과 대학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와 부탁사항을 이야기한다면

- 교육은 백년지대계로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할 때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 수행의 결과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총장 중심의 현재 운영방법은 매우 효율적인 장점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전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책은 추진력을 가지지 못하며, 최고 의사 결정권자는 비록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평의회가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평의회가 교수들을 대표하는 기구로서 전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구가 되기를 희망한다. 평의회가 잘 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의 질책과 격려 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평의회가 기본 기능들을 원활히 수행하고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여, 서로 신뢰를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