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진단] 자치단체 평가 - 기숙사자치회
[학원진단] 자치단체 평가 - 기숙사자치회
  • 정현석 기자
  • 승인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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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실험, 아쉬운 성공
지난 4월초 출범한 제 17대 기숙사자치회(이하 기자회)는 비교적 늦은 출발이었지만 의욕적인 활동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와 함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되었다. 올해 기자회가 이루어 낸 가장 큰 성과는 자치단체로서의 위상 정립 및 시스템 구축의 시도이다. 지난 6월에 공개된 기자회 도우미 문서는 기자회가 이전의 ‘서비스 센터’를 벗어나 명실상부한 자치단체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었다. 축제에서도 눈에 띄는 이벤트로 학생들에게 기자회의 중요성을 알렸으며, 기숙사 문화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선도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은 많은 학우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집행부 근로장학금의 예산 환원은 성격에 대한 논란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며 고정예산화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장수리신고 업무를 POSIS에 이관하여 잡무에 낭비되는 역량을 줄이고 동장의 역할을 기숙사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재정립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사칙 개정에서는 동장 선임 및 권한에 대한 규정은 1학기말에 개정되었고, 검열시 벌점 규정 개정 등은 초안을 완성한 상태로 논의 중에 있지만 학교 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던 도난 사고의 경우 시건 장치 공청회가 열렸지만 홍보 부족으로 학우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했으며 시건 장치 설치에 대한 실무 검토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사업의 추진력 부족으로 결국 차기 기자회의 과제로 남겨지게 되었다.

한편 기자회가 역점을 둔 사업인 동 자치 및 동 단위 프로젝트는 한때 의욕적으로 추진되기도 하였지만 영어생활화동인 20동만 동자치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었을 뿐 동대표가 나온 동도 동민들의 무관심 속에 자치기구가 유명무실해지는 등 전반적인 성과는 부진했다. 특히 기자회 예산 지원의 특정 동에 대한 편중, 동자치에 대한 미진한 홍보와 이에 따른 학우들의 공감대의 미형성으로 동대표가 나온 동이 1년간 전체의 반도 되지 않았던 점은 기자회의 동자치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올해 17대 기자회가 시도한 ‘의미있는’ 실험은 기대 이상의 결과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이상에만 치우친 실험을 앞으로 무작정 계속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또한 경험의 부족으로 온라인에 지나치게 의존한 홍보는 기자회의 구체적인 사업 및 성과를 학우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는데 실패하였고, 학우들의 기자회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기자회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차기 기자회가 현재의 과도기를 거울 삼아 시행 착오를 극복하고, 현 기자회와의 밀접한 연계 및 문제점에 대한 대안 마련이 선결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