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기획] 포항공대 대학원 진단 / ① 교육ㆍ연구여건
[학원기획] 포항공대 대학원 진단 / ① 교육ㆍ연구여건
  • 이남우 기자
  • 승인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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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색없는 연구여건, 아쉬움남는 강의실태

대학원생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문제제기 아쉬워
우리대학 구성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이들은 바로 대학원생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대학 특성상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물론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교수들이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을 수행하고 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 대학원생들이 주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들은 우수한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교육부분이나 연구부분에 대한 지원정책에 대해서는 대학의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대학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먼저 교육부분에 대해서 다수의 대학원생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강의의 다양성 부족과 교수들의 강의 준비 미흡이다. 전체적으로 교수의 수가 적다보니 자신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이나 흥미를 유발시키는 과목 개설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원생들의 평가이다. 심지어는 개설된 강의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교수의 잦은 출장으로 휴강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그에 대한 보강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학부 때와 비교해 강의 준비와 열의 등에 있어 강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이는 교수들이 대학원 과정을 등한시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 학부과정에 무게를 더 싣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로 인해 대학원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만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학교의 규모가 적은 만큼 교수들이 맡은 분야가 그 학과의 전 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의의 다양성이 적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흥미있는 과목이 개설될 확률도 줄어든다. 게다가 교수들이 새로운 강의 개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취재에 응한 한 교수는 ‘새로운 강의를 개설하려면 그에 따른 강의자료를 준비하고 수업준비를 해야만 하는데 이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바쁜 연구관련 활동과 학부 수업준비에도 바쁜 가운데 그런 것 까지 하기는 조금 무리이다.’라고 전해 이를 뒷받침 하였다. 휴강이 잦은 것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교수들의 입장이다. 보통 우리 학교의 교수들은 평균 한 명당 2~3개, 많게는 5개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구과제로 인한 출장이 거의 매주에 한 번 꼴로 있게 되고, 그로 인해 일정조정이 힘들어지게 될 경우에는 학부 강의와 원생강의를 저울질 하다 학부강의를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어느 대학보다 교수에게 주어진 역학이 과중한 우리대학 상황에 있어 학부 교육과 연구활동에 비해 대학원생 교육은 상당히 소홀해 지는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이 이렇게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고 해서 지금처럼 현상유지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원생에 대한 교육 수준을 높여야만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에 보다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교수의 수를 늘릴 수 있는 방안 모색과 함께 MIT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수 역할 분담제 도입 등의 구체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원생 스스로도 문제 개선의 의지가 필요하다. 대학원생들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소비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각 학과 주임교수들은 대학원생들이 원한다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개설해 줄 용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요청에는 대학원생들이 적극적이지 않아 개설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 학과의 경우에는 최소 개설인원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방학과 같은 때를 이용해 우리 학교에서 부족한 분야에 관한 강의를 타 대학 교수를 초빙하여 개설하는 등 과 자체적인 개선 움직임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대학원생 대다수가 만족해하는 분위기이다. 연구 환경과 연구 시설은 여타 세계적인 대학과 비교하여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국제적인 경쟁력도 충분히 지니고 있으며 분위기 자체도 국내 여타 대학에 비교하여 가장 좋다고 한다. 타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온 박사과정의 한 원생은 ‘대학원생들 스스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면서 랩 연구를 통한 교육 또한 더할 나위 없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구조여서 아주 좋다’고 말하며, ‘연구에 필요한 시설도 아주 훌륭한 편이어서 연구를 하는 데에 거의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개교한지 우리학교도 어느 덧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대학원생들의 연구 분야만을 살펴본다면 우리 학교도 세계적인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대학원생들이 석겧迷?학위를 취득하고 사회에 진출해서 빈번히 사용하게 될 기본지식 습득과정은 아직 세계적인 수준이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인 문제와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 문제이겠지만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은 연구를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수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배출 또한 중요한 일이므로 대학 전체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학원생들 모두가 교육과 연구 분야에 만점을 기꺼이 줄 수 있을 때 우리대학은 진정한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