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기획-우리학교 주거정책]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주거정책 재정립 필요
[학원기획-우리학교 주거정책]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주거정책 재정립 필요
  • 김혜리 기자
  • 승인 200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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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능력 포화, 시설 낙후로 불만 목소리 커져

지난 9월 7일 ‘교원 주택융자금 지원안’이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았다. 이제 교수들이 원하면 교수아파트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주거지를 옮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교수아파트는 1986년에 건설되어 14년째가 되어가고 있어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나 학교에서 더 이상 추가로 아파트를 지을 계획은 없다.

하지만 현재의 교수아파트 생활에 대한 일부 교수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학교 사정상 만족할만한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희망자에 한해 5000만원 무이자 융자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매듭을 지은 것이다. 이로써 설립 당시의 학교 구성원, 즉 학부생, 대학원생, 연구원 뿐 아니라 교수까지도 한 울타리 안에서 살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기본원칙은 어긋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캠퍼스 안에서 주거공간까지 포용하겠다는 구도는 사실상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학교당국의 고민이었다. 막대한 건립·유지비용과 함께 입주자들의 다양한 요구들을 모두 수용하여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의 설립과 함께 지어진 각종 주거시설들의 운영체계가 설립 당시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현재 연구원이 점점 늘어나 기숙사가 모자라는 형편이다. 2인 1실이 기본이지만 대학원기숙사에서 70여 명이 불가피하게 3인 1실을 쓰고 있을 정도로 기숙사 수용능력은 포화상태이다. 이는 위촉연구원, 창의적 사업단·BK 21 관련 연구원 등 기하급수적으로 연구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원은 570여 명인데 앞으로 들어오는 연구원 수는 더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시설로는 감당하지 못한다. 이의 한 방편으로 올해 안강의 한 아파트를 임대 계약하여 60세대 150여 명의 연구원이 현재 입주하여 있으나, 주거비용과 출퇴근 불편 등으로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다.

학교에서 마련하고 있는 대책은 학교 앞 낙원아파트를 인수해 연구원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내년 10월까지 낙원아파트 주민들은 그린아파트 단지로 입주할 예정이며 아파트 5동을 2002년 5월까지 수리겫맑置臼?179세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600명~800명 정도는 충분히 수용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원은 새로 생기는 주거단지에 살게 하고 기숙사는 학생들만 수용할 수 있게 되어 2002년경에는 3인 1실의 문제는 해결될 전망이다.

또한 이 경우 올해초 급격히 늘어난 여학생 수로 일부 3인1실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불편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는 매해 유동적일 수밖에 없어 확실한 대책 마련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편 시설이 낙후된 남자 기숙사의 개보수는 차차 해결될 전망이다. 빠르면 내년부터 1동부터 네 동씩 묶어 노후한 침대, 책상, 옷장 등 기본 시설을 교체·보수한다. 그러나 아직 계획만 되어있을 뿐 구체적인 시행 일시는 정해지지 않았다.

원래는 무료로 기숙사를 썼고 3인 1실을 쓸 필요도 없었던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한 학기 20만원의 기숙사비를 내면서도 주거환경은 더 나아지지 못했다. 물론 다른 학교에 비할 바는 아니나 연구원 수의 급증이나 여학우 수의 증가 등도 미리 고려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했어야 했을 것이다. 연구원의 증가에 따른 기숙사 부족의 한시적인 대안으로 안강에 임대주택을 구하는 등의 일은 더이상 없어야겠다.

우리대학의 특성상 주거정책은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좀더 체계적인 틀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