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공학인증제에 대해 말한다.
[기획대담] 공학인증제에 대해 말한다.
  • 노지훈 기자
  • 승인 2006.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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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교육의 획일화를 막으면서 원시안적인 관점으로 공학인증제를 바라보자


기존의 공학교육에서 우리는 갈증을 느낀다

사회자 (편집장, 이하 사) 공학인증제의 도입에 대해 말하기 앞서, 우리가 생각하기에 현재 공학교육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해보자.

변익주 (기계 03, 이하 변) 졸업요건에 필요한 전공필수 과목만을 수강해서는 사회에 나가서 제대로 역량을 펼치기 힘들다. “학부시절에는 전문지식을 쌓기 보다 어느 곳에 가서도 두드러질 수 있도록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라는, MIT의 졸업축사에 나온 말과 같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만화경 같은 공학인증제, 그 실체는

사 공학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상당한 노력을 들여야하는 만큼, 그 효과가 긍정적이라 생각하는가

윤창석 (컴공 03, 이하 윤) 단순히 부정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ABEEK에서 정한, 공학인증을 받기 위한 최저 기준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학생, 프로그램의 교육목적, 프로그램의 학습성과와 평가, 교육요소, 교수진, 그리고 시설 및 재원에 관한 기준들이 마련되어 있다. 공학인증제의 도입은, 이런 기준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대학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여 공학교육의 질적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효과를 낼 것이다.

변 ‘대학은 예비 신입사원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사설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기업도 사회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업에서는 매년 신입사원을 뽑아서 그들을 산업에 투입시키기 위한 재교육 시간을 갖는다. 이에 대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것이다. 이를 공학인증제의 도입으로 완화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우선, ABEEK으로부터 공학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산업활동에 있어서 두드러진 적응능력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사원 재교육 비용의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공학인증을 통해 기업이 능력 있는 지원자를 가려내는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기업에서는 신입사원 공채 시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하는데 많은 예산을 쏟는데, 공학인증제를 도입함으로서 신입사원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기초적인 잣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사 향후 삼성에서 ‘인증제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만을 뽑겠다’ 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 당장 인증제의 도입이 시급한 학교들은, 우선 제도를 만들어서 강하게 끌어주면 학생들의 질도 어느 정도 향상 될 것이다.

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빨리 제도를 도입하려 하다 보면, 각 대학의 차별화가 없어지고 획일적인 수업방식이 나타나게 된다.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도입하게 해서는 안 된다.

윤 공학인증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시간이 문제 같다. 인증제가 정착된다면 10, 20년 후에 공학도들이 출신대학이 아닌 공학인증 수업을 수강했다는 것으로 사회에서 평가를 받을 것이다. 삼성의 이런 발표는 공학인증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탄력성을 부여한다고 볼 수 있다.

변 인증을 관리하는 기관이 기업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

윤 그에 대해 동의한다. 대기업의 요구 기준에 따라가기 위해서 인증제도가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사 일부 여론에서는 삼성의 그런 제안을 놓고 ‘너무 강경한 방안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 삼성이 공학인증제 도입을 적극 옹호하는 것에 대해 ‘강경하다, 그렇지 않다’가 아니라,그런 행동을 취한 동기를 우선시 하여 파악해야 한다.

<변익주 학우는 개인사정으로 대담이 끝나기 전에 가고, 류정은(기계 02)학우가 대담에 참석하였다. 사회자가 5분간 그간 이루어진 대담을 정리하여 류정은 학우에게 전했다>

사 류정은 학우는 공학인증제 도입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류정은(이하 류) 앞선 토론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대학 교육의 획일화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타 대학의 인증제 시범 보고서를 봤는데, 기업의 간섭, 요구가 매우 많았다. 어떤 틀안에서 교육이 시행 되므로 대학 교육의 자율성을 방해 할 것이다.

사 대학 교육의 자율성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류 대학 스스로 특성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 공학인증제를 도입하려는 의도 혹은 목표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윤 인증제의 큰 목표는 기업에 맞춘다는 것이 아니라, 공학도로서 실무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 것이다. 인증제는 현 단계보다 높게, 공학교육의 상향 최저점을 잡아주는 것이다. 인증제를 도입함으로 인해 공대들이 그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류 공학인증제의 목적을 ‘공학교육의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을 정한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나.

윤 그렇다.

사 각자 자신의 의견 말하면서 대담을 마무리하자.

윤 사회가 바라는 인재상은 변하기 어렵다. 공학인증제는 ‘이정도는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 ‘갖춰야 될 부분을 갖춰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며,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데 필요하다. 또한 공대 학생들에게도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이다.

류 어떤 대학이든지 학생을 모집하고, 양성하는 목표가 있다. 그 자체에 대해서는 대학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며,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마찰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