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기업체 등 도입 확산에 우리대학도 설왕설래
대학가, 기업체 등 도입 확산에 우리대학도 설왕설래
  • 이남우 기자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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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와 유사하게 근로시간 조정 통한 실시로 가닥 잡을듯

지난 15일 포스코가 2001년 10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던 격주 토요휴무제를 확대, 내달 16일부터 매주 토요일을 휴무하는 주 5일 근무제 시행을 확정하는 등 기업체 등에서 ‘주 5일 근무’가 급속하게 확산되자 우리대학에서도 이에 대한 도입여부가 지대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에서는 현재 주 40시간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으나,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현행 법정휴가일 등을 대체하여 토요일을 휴무하는 방법으로 주5일제 근무제를 조기에 도입하기로 노사간에 협의를 하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주5일 근무제 도입 움직임은 포스코 뿐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삼성, LG, 한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시행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도 올해 노사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에 주5일 근무제가 대부분 중요한 안건으로 상정되어 있어 조만간에 시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금융권에 이어 이러한 재계에서의 주5일 근무제 도입 확산은 분명 현 사회의 흐름이 주5일 근무제로 가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미 대다수의 사립대학에서는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한지 오래이고, 가까이에 있는 RIST나 가속기연구소도 격주 휴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토요휴무제와 관련된 논의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우리 학교였기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물론 우리 학교에서도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수년전부터 상당기간 진행되어 왔으나 시기적인 형평성과 주변상황, 여건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확정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도입시기와 실시에 따른 세부방안에 대한 논의만 남았을 뿐 주 5일 근무제 시행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처에서는 이미 이에 대한 기본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이며, 직장발전협의회에서도 토요휴무 실시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조사를 오늘(28일)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학교가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한다면 어떤 형식으로 실시하게 될까? 현재 대학이 마련한 기본 실시안은 타대학이나 기업체와 유사한 것으로, 휴무 토요일(1년 중 26일, 52주 기준)을 확보하기 위해서 연차휴가, 월차휴가, 동절기 단축근무 잔여분을 이로 대체하고, 운영은 월차휴가 발생여부와 무관하게 토요일은 항상 휴무하고, 토요일이 국가공휴일과 겹칠 경우에도 위에서 대체한 것들을 사용한 것으로 보는 것과 함께 업무상 불가피하게 토요일에 근무하게 되는 경우에는 추가 휴일근무수당이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반대하는 일부 구성원의 목소리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연구중심대학이라고 표방하는 우리 학교로서는 교수나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나 불편 없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원들이 지원을 해주는 것이 어찌 보면 직원들의 영순위 업무일 것이다. 그런데 주5일 근무제가 되고나면 이러한 지원이 지금만큼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상당수다. 이 뿐만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이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조금은 불편을 느낄 것으로 보여진다. 이 외에도 교수와 학생이 캠퍼스에 거주하는 특성상 주거운영팀, 파워플랜트, 통신실 등과 같은 일부 부서의 경우에는 완전한 토요휴무가 힘들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 방안 시행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철저한 대책마련과 토요일 업무가 불가피한 일부 부서에서 일한 직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보상체계 정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난 94년부터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시행되기 시작한 주 5일 근무제는 IMF로 인해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월 1회로 시작했던 것을 격주로, 이제는 격주에서 완전 휴무로 바뀌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분명 단순히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만을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러한 조치가 노동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학교에서도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것은 직원들의 실무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며, 또한 학교가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많은 자기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므로 우리는 보다 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운영에 있어 큰 변화하고 할 수 있는 ‘주 5일 근무제’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내부 구성원들의 재충전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