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기획] 무학과제도 어떻게 해야하나
[학원기획] 무학과제도 어떻게 해야하나
  • 임강훈 기자
  • 승인 200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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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학부제, 이제는 제 방향 찾을 때

최근 분반제도와 학과활동에 대한 얘기를 놓고 포스비 보드를 통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려는 토론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기 바빴던 소모적인 논의이기는 했으나, 현재 우리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부제로 인한 문제들이 학생들에게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일이기도 하였다.

2000년 처음 정시생을 무학과로 받으면서 이번으로 4년째가 되는 학부제를 놓고 해마다 많은 논의가 있어왔지만, 사실상 획기적인 방안이나 개선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그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50%가 정시생이었던 첫해와는 달리 2001년 40%, 2002년 30%로 학과없이 입학하는 신입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왔고, 2003학년도 신입생들도 2002학년도와 도일하다. 이에 따라 2001년까지 모든 신입생들을 공식적으로는 ‘무학과’로 표시하던 것이 올해부터는 유야무야되었고, 수시전형에 의해 일찍부터 합격이 결정된 학생들이 많아짐에 따라 입학하기 전부터 학과별로 환영행사를 가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분반 중심으로 행해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정시생을 대상으로 한 학과 홍보 부족으로 인한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최근들어 학과 내 활동이 침체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신입생들이 필요 이상으로 분반에 얽매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한편, 정시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면서 각 학과에서 신입생들을 ‘유치’하기위한 활동에 소홀해지면서 ‘학과에 대해 제대로 안 이후에 학과를 선택하라’는 당초의 취지가 실종되었다.

사실 ‘분반’이라는 것은 1학년들의 수업배정의 편의를 위해 원래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학부제 실시 이후 학과별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분반별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이에따라 신입생들이 학과활동에 소홀해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는 학과내 선후배 간의 관계에 괴리감을 조성하게 되었고, 신입생들의 참여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서 학과 활동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신입생들은 신입생들대로 학과 선배들과의 의사소통 기회가 줄어들어 학업, 진로 및 학교생활에 대해 혼자서 해결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학부제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시생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학과별 홍보행사도 과내 친목 행사 정도로 끝나는 경우도 있는가하면, 정시생들은 학점 제한에 신경쓰기에만 급급해 진로결정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기회는 학과가 정해진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현재 우리대학의 학부제는 학부제의 이점도, 학과별의 특성도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체제를 변경하기도 힘든 난처한 상황이다.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고, 구성원들의 불만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빠른 시일내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먼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학과별 행사로 재편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학과 차원의 ‘과OT’를 별도로 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분반 차원의 친목이 더 강하게 형성된 신입생들에게 단순한 술자리로 전락해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참여를 권장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무학과 학생들은 완전히 소외된다.

한편, 학부제의 이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학기 마다 순수하게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학과 행사를 마련하도록 하고, 무학과 학생들은 이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면 과별 오리엔테이션의 문제점을 보완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학기 말 학과 선택에 있어서도, 학과가 정해진 학생들도 학과 정원 중 일정 비율의 인원내에서 전과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신입생들의 진로선택에 있어서의 유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고,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서야 해결책을 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만점짜리 대안이 없다고 해서 현상유지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진지한 고민과 적극적 대안 모색을 서두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