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적극적 사전협의, 자치단체 활성화의 ‘물꼬’
[기획취재] 적극적 사전협의, 자치단체 활성화의 ‘물꼬’
  • 이남우 기자
  • 승인 2002.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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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연합회 주최로 열렸던 2002 형산동아리문화제가 얼마전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나름대로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하였지만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과대항 농구대회와 기간이 겹쳐 학생들의 관심이 분산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사전에 학과학생활동협의회와 동아리 연합회 사이에 충분한 의사교환이 있었다면 쉽게 해결가능한 사안이었다. 이 아쉬움은 이번 축제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학생행사들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즉, 관계 자치단체들간의 커뮤니케이션만 충분하다면 보다 나은 학생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학생행사는 그 성격에 맞는 자치단체가 주최를 맡는다. 하지만 그 행사를 성공리에 치르기 위해서는 다른 자치단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우리학교 학생활동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얼마전에 총학생회 주도로 열렸던 포카전의 경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포카전을 갔다온 이들의 대다수가 볼거리가 조금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고 의견이 많았는데 사전에 총학생회가 동아리연합회와 협의하여 나누어 동아리 교류행사도 이 때 같이 열릴 수 있도록 하였다면 좀 더 성공적인 행사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 총학생회가 시작한 통집 캠페인 또한 마찬가지이다. 총학생회가 기숙사자치회와 의견 교환없이 독자적으로 시행하여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치단체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은 자치활동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그 행사나 활동의 준비에도 많은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우선적으로 현재의 대표자회의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표자회의는 한 달에 한번 총학생회장의 공고에 의해 학생자치단체의 장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회의이지만 기숙사자치회와 같은 학생 전체의 생활과 관련이 있는 밀접한 단체마저도 투표권이 없는 상태이고, 학과학생활동협의회의 의결권자 수를 줄이면서 총 의결권자 수가 5명으로 줄어 참여 학생이 지나치게 제한되는 한계가 생겨났다. 그렇기에 투표를 할 수 있는 단체를 확대하면서 많은 인원이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조정되어야 하고, 회의도 월 1회에서 격주로 열어 시기가 급한 안건도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치단체간에 애기를 나눌 기회도 많아져 자치단체간의 협력도 원활해질 것이다.

두 번째로 총학생회 중심으로의 자치단체 구조 개편 또한 고려해야 할 방안이다. 현재 우리학교의 학생자치단체 구조는 수평 구조로 되어 있어 중심 단체가 없다. 대신 대표자 회의가 있어 중심 결정기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총학생회가 중심단체가 되어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하게 된다면 지금의 대표자 회의와 같은 성격의 내부 회의가 자주 열리게 됨으로써 단체간의 의견교류가 충분히 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타 대학의 경우에는 총학생회 중심의 구조를 취하여 많은 학생자치단체들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여 집중도와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할 경우 전체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으기도 쉬워지고, 인력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학생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일괄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 대학의 특징 때문에 유지되는 기숙사자치회와의 관계 설정이 왜곡되는 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올해 자치단체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매달 있는 대표자회의로 예년에 비해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이 많은 상황이다. 자치단체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현 상황을 이해하고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앞으로의 학생활동 및 행사의 질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증진되어 진정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학생자치단체로의 위상 정립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