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교육 진단] 1. 교과과정 개편과 인문사회학부
[인문교양교육 진단] 1. 교과과정 개편과 인문사회학부
  • 이재훈 기자
  • 승인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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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이라는 특성상 우리 학교는 인문교양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나 학생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않은 편이다. 이에 대한 현상과 진단을 이번호부터 4차례로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 주)


우리 학교는 2000년 1학기부터 전면적인 교과 과정 개편을 단행하였다. 개교 후 국내외의 연구와 대학 교육에 대한 시각은 많이 달라졌으나 단편적인 개편만이 있었을 뿐, 교과 과정의 기본적인 골격은 개교 당시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과 과정에는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는데 이 중 하나가 교양과목의 상대적 강화이다. 최소 이수학점의 감소 비율에 비하여 교양과목의 감소 비율은 적은 편이었고 교양과정 29학점 중 필수 15학점을 이수한 뒤에는 21학점의 범위 내에서 과학사와 기술경영 계통의 과목들을 이수하여 부전공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부여되었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그 중요성에 걸맞게 ‘교양학부’는 명칭을 1999년 2학기부터 ‘인문사회학부’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교과과정 개편 2년여가 다 되어가는 현재, 새로운 교과 과정에 따른 긍정적 변화는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교양교육의 중요성만큼 인문사회학부의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였으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공계대학이라는 특성상 피교육자 중 전공과가 없이 교양과정만 담당하는 점과 지리적 여건이 단점으로 작용해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실제 다른 학교로의 이직도 타 학과에 비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다양한 과목 개선이 필요함에 따라 일부 과목들은 전임 교수가 아닌 외부강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강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점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교과 과정 개편의 효과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국어 및 작문’이 ‘문학적겷또隙?과학적 글쓰기’ 중 택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필수과목을 계열별로 지정하여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은 개편 당시 상당히 획기적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 눈에 보이는 효과는 없었고 오히려 너무 많은 과목이 난립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이번 학기 새로이 인문사회학부장에 취임한 김병원 교수는 일류 인문학부를 만들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구체적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지난 12일 교수회의를 통해 학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무교수로 김정기 교수를 선임하였고 조동완 교수에게 교육과정을 담당케 해 글쓰기 과목 등과 강사들을 재평가할 생각이다. 또한 이공분야가 영어로 강의해 나가는 추세에 발 맞추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영어 교육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신입생들의 입학시 본 토플 점수를 기준으로 한 등급제 영어 수업을 검토 중에 있으며, 토플 점수 550점 이상 받은 학생들을 위해 실용논리 수업 시간에 영어로 토론을 하는 계획은 이미 확정되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교수 채용에 있어서도 재정적 지원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일류 교수진을 초빙하고 이와 동시에 저명한 은퇴 교수나 안식년 중의 외국 교수들에게 최고 조건 등을 제시하여 초빙하려는 계획도 검토 중에 있다. 공고를 통해 모집을 한 교수도 내부 기준에 따라 이에 미달하면 뽑지 않을 계획이다. 강사 자격 또한 박사 학위 이상자로 기준을 높인다. 교과 과정상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수 과목을 줄이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등의 방법을 재검토 중에 있으며 과목 수도 줄일 것을 고려하고 있다.

김병원 교수(인문사회학부장)는 “진작부터 이렇게 노력을 기울이지 못한 것에 대해 우리 인문학부 교수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확실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는 말과 함께 “일류 인문사회학부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