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주차장 문제, 해결책 없나
[기획취재] 주차장 문제, 해결책 없나
  • 임강훈 기자
  • 승인 2001.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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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곡회관 앞 주차장
다른 대학에 비해 비교적 주차난을 겪지 않았던 우리 대학에서도 주차정책 정립이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재개된 지곡회관 인근 주차장 장기주차 차량 단속을 계기로 그동안 학교 측의 주차 정책에 대해 쌓여있었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증폭되었다.

최근에 조사된 우리 학교 구성원들의 차량 보유 대수는 1,600여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은 총 997대를 수용할 면적 밖에 되지않는다. 수치상으로 약 600대가 주차할 공간이 없는 셈이다. 그에 더하여 체육관 주변 주차장의 경우, 항상 비어있는 자리가 많아 주차 문제는 수치로 나타나는 것 보다 한층 더 심각한 수준이다. 부족한 만큼 주차장을 더 만들면 문제될 것이 없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겠으나, 이에 투입될 예산과 엄청난 녹지 손실을 생각해 봤을 때 새로운 주차장을 건설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대신 학교에서는 주어져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이번 학기부터 단계적인 주차 개선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업무용 주차장을 구획화하는 방안과 대학원 아파트, 체육관 주차장의 확대, 셔틀버스 증차 등이 계획 중에 있으며, 대학원 아파트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추첨제를 통한 주차자리 배정 방법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올 겨울에 대학 동문 옆 낙원아파트가 학교 부지로 편입되어 학생 기숙사 및 학교 구성원들의 주거 공간으로 개발되면 주차장도 많이 확장될 예정이다.

당장의 개선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업무 중심의 주차장은 이용 대상별로 구획을 나누어 운영하는 것이다. 부족한 주차 공간을 모두가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적절한 비율로 교수, 직원, 학생 신분별로 주차 구획을 나누고, 평소에는 운행할 일이 없는 학생들의 차량은 체육관 주차장으로 유도하자는 것이다. 지곡회관 주차장의 장기주차 단속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평소에 운행하지 않는 차량은 조금 번거롭더라도 체육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여 지곡회관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학교의 주차 정책이 학생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지곡회관 주차장의 경우, 장기주차 단속을 반대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져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지곡회관이 학교 내에 있기는 하지만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로써의 역할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곡회관 주차장은 누구든 지곡회관을 이용하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공간이므로 기숙사 앞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학생들이 자기 집 앞마당처럼 간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 정책에 반감을 갖는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장기주차에 대한 단속 규정이 예전부터 있어왔고 이전에도 단속이 시행된 적이 있었지만, 실효성이 없이 금새 흐지부지 되어버리기 일쑤였다. 그 뿐만 아니라 단속이 공정한 기준에 의해 적용되지 않아 학생들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직도 학생들의 차량이 교수나 직원들의 차량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는 사례가 많아 학교에 차량을 등록하지 않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차별이 존재하는 한 학생들로서는 학교의 정책을 불신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학교 내 주차장 여건으로서는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켜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장 올바른 길은 모두가 공평하게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다. 물론 학교 측의 공정한 정책 수립과 시행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구성원들에게도 개개인의 이익만을 생각하기 이전에 공동의 문제를 고려할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