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2002 새 입시제도
[기획취재] 2002 새 입시제도
  • 양승효 기자
  • 승인 2001.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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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시즌이 예년보다 몇 달 앞당겨졌다. 2002학년도 입시부
터 1학기 수시모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중앙대, 아주대
등 전국 64개 대학이 지난달 15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2002
입시는 본격 레이스에 들어갔다. 1학기 수시모집은 대학수학
능력시험(이하 수능)의 의존도를 줄이고 학생들의 다양한 특
기와 적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도입되어 처음 실시되는 것
으로 예년의 입시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
리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8월 3일부터 원서를 교부하는 2002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정
원의 70%를 뽑는다. 수시모집은 수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부와 서류평가, 심층면접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일단 1차 심사에서 학생부 30%, 서류평가 30%의 비중으로 학
과별 모집정원의 2.5배수 이내의 합격자를 선발한다. 2차 심
사에서는 심층면접(40%)을 보고, 학생부, 면접구술고사, 서
류평가의 평가결과를 종합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특히 수능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만큼 학생부와 심층면접의 비
중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학교 적성에 맞는 우수한 신입생
을 선발하기 위한 정확한 잣대와 객관적인 평가 체계 마련의
필요성이 대폭 요구되고 있다.

이미 언론에서는 학생부가 학생들의 자질을 평가하기엔 객관
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몇몇 특수고등학교
를 제외하고 내신 부풀리기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
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내신에서 실력의 의미는 사라진 채 누
가 실수를 적게 하는냐가 성적을 좌우하고 있다. 또한 고등학
교마다 엄연히 학력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학교측에선 이러한 이유로 내신성적의 우열이 우
수한 학생을 뽑는 결정적인 잣대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 실질
적인 내신반영비율을 줄이고 서류평가와 심층면접에 더 비중
을 줄 생각이다. 실제로 학생부 성적의 90%를 기본 점수로 부
여하는 등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은 3%에 불과하다.

한편 서류평가에서는 추천서, 자기소개서, 각종 경시대회 수
상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화하게 된다. 무엇보다
도 국제올림피아드를 비롯한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이 있
는 경우 높은 등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 외에 수학 및 과
학에 대한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또한 서류평가에 영
향을 끼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많은 반영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심
층면접은 수시모집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
다. 다른 대학에 비해 학생수가 적기 때문에 우리학교의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에 심층면접이 가장 효
율적인 잣대라는 것이 학교측의 판단이다. 우리학교가 타 대
학에 비해 수시모집의 비율이 70%로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심층면접으로 자칫 잘못하면 학교에 적합하지 않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교수는
“지금까지 면접을 해왔지만 점수를 차별화해서 주기는 상당
히 어렵다”라며 면접을 통해 점수를 차별화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한 “면접을 못한다고 해서, 즉 말을 못함으
로써 학생의 자질 전체가 왜곡 평가되는 오류가 있을 수 있
다”고 면접의 부정적 측면을 보완할 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했
다. 이에 대해 학생선발팀에서는 “교수 2명과 수험생이 오랜
시간 얘기하면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
게는 1만명 가까이를 상대하는 다른 대학에 비하면 면접인원
이 소수이기 때문에 심층면접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입시 자율화가 처음 시도되는 해이다. 각 대학은 저마
다의 선발방식을 만들어 각 대학마다 적성에 맞는 신입생들
을 선발하게 된다. 이렇게 뽑힌 학생들은 대학의 구성원이자
학교발전을 이끌어나갈 주축이다. 우리학교가 공대라는 특성
화 대학으로서 앞으로도 그 방향성을 살려나가기 위해선 우
리대학 적성에 적합한 학생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이번에 실시되는 입시제도는 중요하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처럼 대학과 학생 모두가 만족하고 교육목적을 달
성할 수 있는 입시제도를 정립해 나가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