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에너지 연재 ③] 미래를 위한 도전, 수소 에너지
[대체 에너지 연재 ③] 미래를 위한 도전, 수소 에너지
  • 이태환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 연료전지 사업팀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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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체계 근본 패러다임 변화 가져와
▲ <기술개발 분야> 2040년경 90%의 차량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료전지를 상용화 하기 위해서는 수소생산기술, 수소저장 및 운송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최근 유가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에너지 위기론도 재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 조사에 따르면 지구상의 화석연료는 그것이 만들어지는 속도에 비해 10만배 이상이나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으며, 석유자원은 10년 후부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들은 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 특히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이러한 노력 결과 30년이 지난 오늘 석유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에너지로 수소에너지가 등장하고 있다.

< 에너지와 환경문제 동시 해결 가능 >
수소는 전기와 같이 다른 에너지원에서 얻어지는 2차 에너지원이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풍부한 물에서 제조할 수 있어 자원 제약이 없고, 또한 수소 이용기술인 연료전지에 의해 전기를 생산할 때 생성물이 물 밖에 없는 재생 가능한 청정연료다. 이러한 이유로 수소에너지는 궁극적으로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꿈의 에너지원으로 평가된다. 향후 30~40년 뒤에 예상되는 수소에너지시대, 즉 수소경제의 비전이 달성될 때 수소이용 기술인 연료전지 기술은 보편화돼 새로 건설되는 발전소는 연료전지 발전소가 대부분일 것이며, 가정과 상업용 건물에도 연료전지가 설치되어 자가 발전 전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운행되는 상당 부분의 승용차와 버스가 연료전지 차량이며, 이에 상응해 주유소의 절반 정도는 연료전지 차량에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 주유소로 대체될 것이다. 미국에서 발간된 한 보고서에 의하면 매우 낙관적 예측이긴 하지만, 2040년경 연료전지 차량의 점유율이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소에너지 체계의 핵심인 연료전지 기술의 상용화는 물론 풍력, 태양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원으로부터의 수소생산기술, 수소저장, 운송에 따르는 수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현재는 대체에너지원으로부터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천연가스나 석유 등 화석연료에서 직접 수소를 추출하여 사용하고 있다. 과도기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통해 연료전지의 활용을 확대하면서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사용한 연료전지 자동차의 효율은 현재에도 36%나 돼 기존 가솔린엔진의 16%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연료전지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자동차의 연료를 석유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함을 물론, 에너지 사용량은 50%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소를 이용한 기술이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전혀 없음은 물론이다.

< 경제적, 환경친화적 기술개발이 과제 >
향후 기술개발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수소는 현재의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물은 전기 분해하거나 열분해하여 얻게 될 것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로부터 경제성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생산된 잉여전기를 통하여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얻게 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현재 국제공동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제4세대 원자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제4세대 원자로는 안전성과 환경성이 기존 원자로에 비하여 월등히 뛰어나고, 또한 물을 열분해 할 수 있는 900℃ 이상의 고급열을 방출하는 특징이 있다. 물론 여기서 생성되는 열을 이용하여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 물 분해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이외 광촉매나 생물학적 방법에 의한 물의 직접분해에 의하여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성이 주도하고 있는 수소개발 프로그램에 의하면, 광촉매 태양전지에 의한 수소생산의 기술적 목표는 2015년 까지 변환효율 14%, 시스템 내구성 20,000시간, 수소생산 가격 5$/㎏을 달성하는 것으로,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소 저장 방법으로는 극저온 액체상태, 상온 압축기체상태, 금속수소화물 또는 화학적 수소화물 상태의 저장 방법으로 구분되며 이러한 저장기술은 일부 실용화단계에 있으나, 수소 저장 부피밀도나 중량밀도가 낮으며, 수소를 용기에 담고 방출할 때 비등손실이나 에너지 손실이 너무 커서, 보다 많은 양의 수소를 경제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수소저장기술이 절대 필요한 실정이다. 진정한 수소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있는 수소 생산 기술 못지않게, 실용성 있는 수소저장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성은 자국의 수소저장기술개발 국가 프로그램에 향후 5년간 $150M의 개발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수소저장 기술개발 필요성 및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수소 수송방법으로는 수송되는 수소량 및 수송거리에 따라 파이프라인에 의한 방법, 화학공장에서 인근 사용처에 운송하는 방법, 필요한 곳에서 생산, 저장, 이용하는 방법, 액체수소로 운송하는 방법, 트레일러에 의한 수송 방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소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수송 방법은 수소 생산기술, 수소저장기술, 이용기술의 진보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향후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수소인프라가 없는 현 단계에서는 수소가 직접 필요한 곳에서 수소를 생산, 저장하여 이용하는 소위 현지설치형 수소충전소가 과도기적으로 보편화 될 전망이다.

< 에너지 기술의 혼합, 수소경제 시대 >
이와 같이 수소생산기술과 수소저장기술, 수소수송기술을 포함한 인프라기술, 그리고 수소이용기술인 연료전지 기술이 일상화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수소경제인 것이다. 현재 에너지 경제구도가 화석에너지로부터 수소중심사회로 전환되었을 때를 의미한다. 현재 우리가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공히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Mix에 살고 있다면 다가오는 수소경제 시대에는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에 의한 에너지기술의 Mix에 살게 될 것이다.

석유시대를 마감하고 수소경제시대로 이행하는 것은 에너지 체계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으로 어느 한 기업이나 정부가 단기간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 수소 경제를 이끌어 갈 산업체는 단기적 이윤추구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확실한 추자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또한 정부는 이러한 산업체가 위험요소를 안고서도 확실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수소경제 지향에 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확실히 천명할 필요가 있다.

불의 발견으로 시작된 인류 역사는 나무에서지 시대를 거쳐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한 동력원으로서 증기기관이 개발돼 산업혁명이 이루어졌으며, 석유시대에는 내연기관이 개발돼 20세기의 산업발전을 주도했듯이 다가오는 수소경제시대에는 연료전지 발전기술이 상용화돼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소에너지 사회가 될 것이다.

다가오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선택과 가능성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에너지 문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합심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