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 자율화·개방화 대비 전문인력 양성 시급
보험시장 자율화·개방화 대비 전문인력 양성 시급
  • 김주영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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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국제보험계리사 교육에 적극 나서야
보험시장의 자율화와 개방화로, 국제 보험계리인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금융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가격의 자율화, 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조합을 허용하는 방카슈랑스 시행 등 금융시장의 자율화는 다각적인 손익분석 및 자산운용 등 보험경영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문 인력을 많이 요구하게 되었다. 또한 ING 생명보험주식회사, 알리안츠 손해보험회사 등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은 국내 보험업계에 질 높은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시장 상황과 보험업계의 해외 진출을 위하여 국제 보험계리인의 양성은 시급하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보험계리사 시험은 SOA(Society of Actuaries)가 출제하며 총 8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Course 1~6단계 합격자에게 준계리사(ASA, Associate Society of Actuaries), 추가로 Course 7~8단계를 합격한 자에게 정계리사(FSA, Fellowship Society of Actuaries) 자격이 부여된다. SOA의 2003년 자료에 의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FSA는 11명, ASA는 13명으로 국제 보험계리인 확보면에서 중국, 말레이시아, 파키스탄보다 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재단이 주관하는 제 284회 학연산 교류회에서는 ‘금융위험관리 연구성과발표 및 국제 보험계리사 양성의 필요성’이 논의되었으며, 우리학교 전산수학센터 곽진호 소장은 보험계리사 자격취득을 위하여 국내외 대학들과 연계하여 보험수학 석사과정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경영과 수학을 접목한 대학교육 프로그램이 취약하여, 두 분야에 숙달한 인재가 배출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부분 대학의 경우 수학 및 통계학과에서 보험수학이 전공 선택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보험학과에서는 전반적인 금융·보험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반면 미국 보험계리사 시험을 대비하는 보스턴 대학의 보험수학 석사과정은 금융수학, 보험의 응용, 보험 모델링의 방법 등 보험이론에 수학적 내용이 적절히 융합되어 있다.

우리학교 전산수학연구센터는 2002년부터 ‘보험수학 교육과정 개발 및 인력양성 사업’이라는 연구 과제 명으로 보험수학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02년부터 4회에 걸쳐, 센터의 Open School에서 ‘보험수학’ 강좌가 열렸으며, 부산대에서 누리사업으로 금융·선물·보험 전문 인력 양성사업(2004년 7월 17일~2005년 6월 30일)이 진행되었다. 또한 성균관대학교의 보험계리학 협동과정이 2005년 3월부터 신설되었다. 곽진호 소장은 “우리나라에 ‘보험수학’분야가 취약하여 인재를 양성할 인프라를 구축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년 여름에 열린 전산수학연구센터 ‘Open School-보험수학’은 미국 보험계리사 자격시험 4단계를 위한 강좌로, 보스턴 대학의 보험수학과 학과장인 Austin Lee 교수와 텍사스 대학의 김창기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타 대학 학생들도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자매결연 학교의 경우 성적을 공식 통보하고, 수강기간 중 도서관 및 편의시설을 우리학교 학생들과 같은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센터의 김광익 교수는 “지금까지 30여개 대학의 학생들이 Open School에 참여하였다. 우리학교는 지방에 위치하고, 학생·교수 수가 적어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기 힘들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Open School에 해외 유명 교수들을 초청하고, 타 대학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말했다. ‘Open School-보험수학’은 지금까지 30여개의 대학에서 160여명의 학생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제공하였고, 수강한 학생들은 보스턴 대학, 워털루 대학 등으로 보험 관련 유학을 가거나, SOA 시험을 4단계까지 통과하기도 하였다.

미국에서 보험계리사는 2002년 유망직종 2위에 오르는 등 인기 있는 직업이다. 2003년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는 5000명의 FSA와 4991명의 ASA가 있으며, FSA 자격을 취득한 경우 연봉 초임이 9~12만불, ASA의 경우 6~7만불에 달하는 등 전문직으로서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FSA를 앞세워 선진 경영기법을 구사하는 외국계 보험회사와 경쟁하기 위해 국내 보험사들은 다수의 국제보험계리인을 필요로 한다. 수 억대의 연봉을 제공하여 고용한 외국의 FSA 만으로는 그 수가 부족하다. 이정재 금융감독원장은 “외국에서는 대학에 보험수리학과를 설치하여 보험계리사 자격시험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여건을 마련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에서 보험관련학과를 설치하여 보험계리사 양성 및 보수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