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화를 통해 항공기 구조물의 절반차지 예상
초경량화를 통해 항공기 구조물의 절반차지 예상
  • 유치상 / 기계과 박사후 연구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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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의 지나친 기술보호속에 독자적인 신기술 필요
복합재료는 높은 비강도와 비강성등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갖고 있어 항공기 소재 등의 구조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밖에 충격, 피로감쇠 특성, 고온강도, 파괴인성 같은 역학적 특성이 기존의 금속재료에 비해 대단히 우수하여 경량성과 경제성을 요구하는 고성능 구조물에의 응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듯 오늘날 세계의 복합재료 관련 기술을 보면, 미래의 항공우주산업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공업분야에 복합재료 관련 기술은 널리 파급될 것으로 보여진다. 서서히 고갈되어가는 화석연료를 절약하고 심각한 상태에 놓인 지구 대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자동차, 철도차량 및 항공기 등의 운송수단의 경량화 추세는 현재 선진국에서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데는 복합재료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복합재료는 서로 다른 두가지 이상의 물질로 구성되어 각각의 물질에서는 볼 수 없는 또는 각각의 특성이 크게 향상된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보이며 미시적보다는 거시적 구조 단위로 구성된 것을 지칭한다. 복합재료는 보통 고인장성을 갖는 미세한 섬유를 이보다는 약하나 섬유를 지지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의 기지재료에 함침시켜 만들어진다. 이러한 복합재료는 사실 매우 오랜 세월 동안 진흙 담을 보강하기 위한 짚이나, 도자기의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섬유를 넣거나 오늘날의 콘크리트를 보강하기 위한 철근 등 알게 모르게 인류에게 가까이 사용되었으나 그 중요성이 대두된 것은 전후 냉전으로 인한 군수산업이 크게 발전하기 시작한 수십년 전에 불과하다. 항공기의 기본 구조재로서 복합재료의 적용은 현재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재료의 요건으로는 경량성, 고강도/고강성, 내피로성/내부식성이 중요시 되며, 최근에는 가격 및 제작기간에 대해서도 중요시 되고 있다. 에폭시(epoxy), 폴리에스터(Polyester)등의 다양한 고분자 화합물에 탄소(carbon), 케블라(kevlar), 유리(glass), 보론(boron) 섬유 등을 사용특성에 맞게 함침시켜 만든 고분자 복합재료가 가장 많이 항공기의 주 구조물이나 2차 구조물에 적용되고 있으며 (그림 1 참조) 궁극적으로는 비행기 동체를 모두 복합재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에 관한 연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로터블레이드는 헬기의 복합재료 적용예 이다.

국내에서는 70년대 항공기 부품 제작사업을 시작한 대한항공이 복합재료 관련 항공기 부품 제작사업에 많은 연구활동을 수행하여왔으며, 1991년에는 초경량 복합재료 항공기인 창공91(그림 2)을 개발하였다.

복합재료는 또한 우주용 구조물이 요구하는 비강도, 비강성 및 치수안정성의 특성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국내 위성인 무궁화 1, 2호기에는 복합재료를 적용한 태양전지판이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아라미드(케블라)스킨에 알루미늄 허니컴 코어를 적용한 샌드위치 패널이다. 국내 위성체에 탑재되기 위한 Ka 및 Ku 밴드용 복합재료 안테나 반사판 모듈은 고정밀성 및 제작기술을 요구하는 부품으로 항공기 복합재료 부품사업에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에서 개발하였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군용기나 소형 민항기의 경우에는 미익, 주익, 및 동체 등 주요 구조물을 복합재료를 사용하여 제작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Beech Starship과 같이 전체 기체 구조물을 복합재료로 제작한 all-composite airplane도 이미 오래 전에 선보인 바 있다 (그림 3 참조). 따라서 소형 항공기 부품의 경우에는 복합재료 관련 설계 제작 기술이 이미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며, 현재는 경제성을 고려한 최적화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대형항공기의 경우에는 최근까지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fairing, fillet, engine cowl, radome, door, interior 등의 비구조용 부품, 미익의 vertical stabilizer, 주익의 spoiler, aileron, flap 등과 같은 2차 구조물에 제한적으로 복합재료가 사용되어 왔으며, floor panel beam이나 torque fin box와 같은 1차 구조물에 복합재료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대형항공기의 경우 복합재료의 사용은 전체 구조물의 10-20% 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추세로 볼 때 향후 예상되는 개발분야는 주익 전체, unpressurized · pressurized fuselage이며 이것이 현실화 되면 전체 구조물의 약 절반 정도를 복합재료가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동안 민간항공기 제작에 있어서 유럽에 비해 복합재료의 적용에 있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였으나 Airbus사 등의 적극적인 복합재료 적용 노력과 이에 따른 마케팅의 실적호조로 보잉사 등이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러한 배경하에 보잉사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복합재료를 자사 항공기 제작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all composite airframe (전체 무게의 60%를 복합재료로 사용) 개념을 갖는 Sonic Cruiser (배경사진)의 개발 계획에 착수함으로써 현 위기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l0여 년간 항공기 적용 복합재료 응용분야의 기술 동향은 크게 바뀌어 복합재료 기술의 선도분야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의 경우 자체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해외에서의 부품 위탁 설계 및 생산을 점차 늘리는 추세로 진행 중에 있다. 이는 지나친 복합재료 기술보호 및 보수적인 적용 환경하에서 복합재료의 적용에 적극적인 정책을 펼친 유럽의 Airbus사에 미래의 중요 항공기 시장의 선점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의 정책수정이라고 판단 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미국의 복합재료 관련 업체는 미국 내에서는 기존의 발전된 제조 기술 등이 조합된 고도로 자동화된 성형 장비 등을 개발하여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게감소 및 비용감소를 극대화 하는 복합재료 부품 제작 기술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추세로서 범용화된 기술로서 높은 압력과 온도로서 복합재료를 성형하는 고비용 구조를 갖는 오토클레이브 성형 기법에서 벗어나 E-beam cure, UV-cure, VARTM 등의 저비용의 성형 제작기술이 현장에서 직접 적용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급격히 발전되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국내에서는 R·D 투자 확대와 산학협력 강화로 고 부가가치의 신기술 적용 및 개발에 매진하여 대내외적으로 경쟁력 있는 복합재료 관련 기술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