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발사는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독립
위성발사는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독립
  • 황도순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총괄사업단
  • 승인 2005.04.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액체추진엔진 등 핵심부품 자체 개발 시급
우주기술은 21세기 첨단기술사회의 중심적 기술이며, 국가 과학기술력 및 국가경쟁력의 상징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국가의 밝은 장래에 기여하는 미래 기술이다. 세계는 지금 무한 우주개발 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으며 미국은 영구 달기지 건설 및 유인우주탐사 계획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 러시아도 화성탐사선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등 우주개발 선두 유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일본은 이미 독자적인 인공위성 및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였으며, 중국은 2003년 10월에 선저우 5호를 발사하여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유인우주선 발사국이 되었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우주기술은 1990년대 초반부터 착수되어 매우 일천한 실정이다. 위성분야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과학실험위성인 우리별 1, 2, 3호를 비롯하여,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 그리고 작년 발사하여 궤도진입에 성공한 과학기술위성 1호 등 5기의 위성을 개발하였으며, 상용 통신방송 위성인 무궁화 1, 2, 3호를 비롯하여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전용위성도 지구궤도에 올린 바 있다. 현재 위성을 자력으로 개발하고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개 나라에 불과하며 우리나라는 아리랑 1호에 이은 2호의 국내주도개발을 통하여 독자 인공위성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볼 수 있다.

발사체분야에 있어서는 과학관측로켓인 과학 1호 및 2호의 발사에 이어 2003년 11월에 이르러서야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KSR-Ⅲ를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위성발사를 위한 기반기술을 구축하였다. 현재는 100kg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 중에 있으며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와 병행하여 발사기지로서 전라남도 고흥지역에 나로우주센터를 건설 중에 있으며 2007년 발사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위성의 국내발사는 선진국의 기술로부터 독립을 나타내는 척도이며 산업적으로는 첨단기술의 개발을 통한 획기적인 산업발전의 달성이라 본다. 또한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그 나라의 국력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위상 제고를 통한 국가 경쟁력의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이 순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조건들이 있으며 이를 타개해 나가는 것 또한 용이하지 않은 실정이다. 인공위성 개발과 관련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핵심부품 혹은 전자소자 등에 대한 도입의 어려움이 매우 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는 궁극적으로 국내 우주기술력을 높이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아리랑 1호 및 2호의 국산화 개발과정에서 선진국의 기술이전 회피대상 핵심부품에 대하여 기술분야별로 다수의 품목에 대해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였으며 이에 따라 수입대체 및 선진국 기술종속 탈피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발사체 개발은 상용 목적의 개발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액체추진제를 사용하여 대기권을 탈출시킴으로써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위험도 및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은 액체추진엔진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발사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첨단 제어기기들의 도입이 필요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즉, 우주개발 능력이 곧 국력이다 보니 여러나라들이 경쟁적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하게 됨에 따라 점차 기술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한 발 앞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빠른 기술개발만이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주센터의 경우는 발사후 사용이 종료된 엔진 등의 낙하를 고려한 발사각을 고려하여 입지선정이 필요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거주지, 외국의 섬의 위치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나로우주센터를 선정하여 원활한 건설이 추진 중에 있다. 지구 저궤도는 현재 건설 중인 나로우주센터에서의 발사가 용이하지만 지구 정지궤도로의 발사는 입지가 매우 불리하며 이는 대형 발사체 개발을 통하여 극복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국가의 투자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선택과 집중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인공위성 및 발사체 개발, 우주센터의 건설은 국가 수요와 장단기적인 국가 기술개발 전략에 따라 추진되는 기술개발임에 다름 아니다. 인공위성은 국가수요의 영상정보를 획득함으로써 국가의 지리정보 시스템 구축, 자원탐사,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보 생성 등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회를 제공한다. 발사체와 우주센터는 첨단 우주기술의 확보 및 국내개발 인공위성의 발사 수요 충족뿐만이 아니라 관련분야의 지대한 기술 파급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능력은 현재까지 발전 추세에 비추어 2010년까지는 위성체 및 발사체를 독자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되며 향후 2015년까지는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술개발의 진전과 아울러 우주개발 선진국에서 점유하고 있는 우주공간, 심우주로 우리의 활동영역을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우주기술은 현대 첨단기술의 결정체로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고 있으며 특히 우주기술은 타 기술로의 파급효과가 크고, 국가안보에 있어서도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우주기술은 국가의 주도적인 역할 하에 성장해 왔으며, 우리나라도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을 통해 우주개발 육성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우주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일관되고 체계적인 우주개발을 추진함으로써 21세기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하게 다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까지 축적된 우주기술이 산업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