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IPv6 도입과 우리의 전략
[시론] IPv6 도입과 우리의 전략
  • 이승윤 / ETRI 표준연구센터 서비스융합표준연구팀장
  • 승인 2004.06.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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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용자 급증 등으로 IPv6로의 전환은 필수
IPv4는 수많은 인터넷 주소제공과 차세대 인터넷 환경요구에 한계
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인터넷은 불과 10년 사이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였고, 이제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존도는 매우 커졌다. 그런데 한편으로 지금의 인터넷은 차세대 통신 인프라로의 자리매김을 위한 또 한 번의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기술은 32비트 주소체계를 갖는 인터넷프로토콜 버전 4(IPv4)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근 들어 인터넷 사용자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홈 네트워킹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인터넷 도입 및 활용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요구되는 수많은 인터넷 주소의 제공과 차세대인터넷 환경이 요구하는 새로운 기능 등에 있어서 그 한계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IPv4 기반의 인터넷 환경에서 주소 부족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 CIDR(Classless Inter-Domain Routing) 기술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것은 한시적인 방법을 제공할 뿐이며, 궁극적인 인터넷 주소부족 문제의 해결책은 못되고 있다. 특히, NAT 등을 사용한 인터넷 주소부족 문제의 해결방법은 통신 주체간의 완벽한 연결성 보장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보안기능을 포함하여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능들을 제공하여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 자체가 또 다른 부작용과 비효율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결국 이와 같은 상황은 현 인터넷의 기형적 발전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차세대인터넷 프로토콜 기술인 인터넷프로토콜 버전 6(IPv6)가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표준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128비트 주소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풍부한 주소 공간 사용능력과 함께, 이동성, 보안성, 자동설정 기능 등 다양한 진보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128비트 주소를 이용하여 할당할 수 있는 주소는 2128개(약 3.4×1038개)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우며, 계층적 주소 체계와 비트 단위의 프리픽스(prefix) 주소 처리를 통한 매우 효율적인 주소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러한 기능을 통하여 백본 라우터의 라우팅 테이블의 크기가 IPv4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IPv6에서는 멀티캐스트 외에도 애니케스트(Anycast) 방식의 주소도 제공하는 등 확장된 주소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IPv6 단말은 하나 이상의 IPv6 주소를 갖도록 하여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패킷 헤더 필드의 수를 IPv4에 비해 적도록 설계함으로써 라우터에서의 처리 효율을 극대화시켰으며, 확장헤더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라우팅, 보안인증, 이동성 제공 기능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IPv6에서는 NDP(Neighbor Discovery Protocol)를 이용한 주소자동설정(Auto-configuration)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별도의 주소설정 기능을 요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IPv6 도입의 주도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는 2000년도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IPv6의 도입을 천명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우 가장 먼저 IPv6 도입을 추진하였으며, 지난 2003년 9월 미 국방성(DoD)이 2008년까지 IPv6를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반증하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에서는 MOONv6 라는 국가 프로젝트를 통하여 미국 전역의 IPv6 파일럿 망 구축과 함께 실 서비스 차원의 상용화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유럽의 경우는 영국, 프랑스 등 국가 중심의 IPv6 도입과 함께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하는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의 다수 IPv6 프로젝트 들이 수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주목할 만한 사항으로는 중국의 IPv6 도입 노력인데, 매우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 중에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에 6Bone-KR을 도입하면서 최초로 IPv6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90년대 말부터 IPv6관련 선행 연구를 시작하였다. 2001년에 정부는 ‘인터넷 新주소체계 도입을 통한 차세대 인터넷 기반구축 계획’을 선언하였으며, 2003년 9월 ‘IPv6 보급겷個?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IPv6 도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KOREAv6 라는 시범사업을 통하여 본격적인 도입과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IPv6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올바를 것이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인터넷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인터넷의 사용과 활용 범위는 더욱더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른 인터넷 주소의 수요는 급속하게 증가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IPv6 도입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부정 논리는 대부분 “IPv6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라는 것에 기인하고 있지만 이것은 쉽게 말해서 ”돈 되는 일이 아니면 필요 없다“는 것으로 IPv6 도입의 의미를 단기적이고 좁은 시각에서 본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IPv6를 도입하는 것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무한한 인터넷 주소 사용 능력을 통하여 모든 사물에 독립적인 식별자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곧 모든 사물이 인터넷이라는 공통된 매개체를 이용하여 서로 통신할 수 있게 되는 큰 변화를 의미한다. 이것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며,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단말에서도(Anytime, Anywhere, Any-device)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사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IPv6는 현재의 인터넷 프로토콜인 IPv4와 별개로 개발된 기술이 아니며 IPv4를 확장 발전시키는 형태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IPv6 도입 자체가 과거 ATM과 같은 다른 방식의 통신 기술 등을 받아들이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또한 IPv6는 과거 IPv4가 갖는 단점들을 제거하고 진보된 기능들을 추가해 넣음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IPv6 도입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요소 중 하나가 IPv6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부족인데, 기존 인터넷에 익숙해진 대다수의 기술자와 개발자들은 조금 과장되게 말해서 IPv6에 대하여 다소 막연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인터넷 환경을 주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현재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시각으로 IPv6 도입의 당위성을 찾아야 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필요한 기술의 개발과 보급 및 활성화 노력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투자되어야 할 것이다.

IPv6의 도입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기존 인터넷 환경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인프라 환경과 응용환경이 병행되어 변화되어야 할 것이며,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IPv6의 존재를 알 필요가 없으며 그냥 편리한 인터넷이라는 정도의 인식만 있으면 될 것이다.
IPv6로 소위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이전에 지금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응용들을 하나하나 IPv6로 전환해가는 노력이 오히려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이 앞으로도 우리 삶 속에서 매우 중요한 통신의 수단과 기반이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 그 기반이 갖는 근원적인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기반 위에 올라가는 상위 기술이나 상업성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신경 쓰는 것은 마치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이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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