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동력 생성 시스템 가스터빈
21세기 동력 생성 시스템 가스터빈
  • 윤성호 / 기계공학과 위촉연구원
  • 승인 200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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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변환장치 개발 시급
‘에너지’ 없는 하루의 삶은 어떠할까? 항공기, 선박, 자동차 등의 추진에서부터 전기발전 및 휴대용 전자제품의 전력공급까지 에너지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에너지 및 동력 생성에 필요한 화석연료의 한계와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은 우리 시대에 새로운 도전을 가져왔다.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원시시대로 돌아갈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효율의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변환장치, 동력생성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한 장치로 본인은 가스터빈을 언급하고 싶다. 본 짧은 글을 통하여서 가스터빈에 관한 기본이론과 그 응용 예를 살펴보고자 한다.

가스터빈의 기본 원리
가스터빈은 기본적으로 유체 및 화학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장치로 압축기(compressor), 연소기(combustor), 터빈(turbine)으로 구성되어 있다. 압축기에서는 회전하는 익렬(blade rows)을 통하여 공기를 압축하고 이렇게 압축된 공기를 연소기에서 연소시킨 후 배출되는 고온, 고압의 유체를 이용하여 터빈을 구동시킨다. 압축기와 터빈은 회전하는 익렬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열은 동익(rotor)과 정익(stationary vane)으로 구성된다. 흡입, 압축, 폭발, 배기라는 과정은 내연기관과 같은 과정이지만 내연기관에서는 각각의 과정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하여 가스터빈에서는 각 과정이 동시에 연속적으로 진행되며 또한 다단(multi-stage) 압축기 및 터빈을 사용함으로써 내연기관에 비해 10배 이상의 큰 출력을 낼 수 있다. 또한 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공기를 공급해 줄 수 있음으로 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물질이 크게 줄어든다.

제트엔진
기존의 내연기관에 비하여 가스터빈은 질량 대 출력이 매우 크기에 항공기 등 큰 출력을 요구하는 운송체의 추진체로 사용된다. 1930년대 영국의 Sir. Whittle은 항공기 추진체로 가스터빈을 이용한 제트엔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후 선진국에서는 이에 대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2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각 선진 국가들은 좋은 성능의 제트엔진을 개발하고자 앞다투어 노력하였다. 주로 미국의 NASA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현재 미국의 General Electric, Pratt and Whitney, 영국의 Rolls Royce에서는 항공기에 사용되는 제트엔진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와서 이 분야의 중요성을 깨닫고 항공우주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 삼성테크윈(전 삼성항공) 등을 중심으로 연구를 기울여 와 최근 항공우주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항공기 보조동력장치에 사용되는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하였고,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하는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하였다. 아직 독자적인 항공기 엔진을 설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2002년부터 과기부 주도하에 10년 계획으로 진행되는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가적 헬리콥터 사업인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사업이 15년 계획으로 추진 중이기에 10년, 15년 후에는 독자적인 항공엔진 설계기술을 보유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

소형가스터빈 / 마이크로 가스터빈
가스터빈과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기술과의 접목은 초소형 추진 및 발전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MIT에서 9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밀리미터 단위의 마이크로 가스터빈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고 엄청난 규모의 국가적 지원 가운데 이에 대한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마이크로 가스터빈은 향후 초소형 무인 비행체(Unmanned Aerial Vehicle)의 추진체로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핸드폰,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제품에서 기존의 밧데리의 성능을 크게 능가하는 발전원으로도 사용될 수 있어 일상생활에 큰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전지/가스터빈 복합발전시스템
환경 및 에너지에 관한 문제가 21세기 중심으로 부각되며 친환경적이며 발전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물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하는 연료전지는 환경오염이 적고 효율이 매우 높은 발전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와 가스터빈의 복합발전 시스템은 각 장치의 장점을 극대화해주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이제까지의 그 어떠한 발전 시스템보다 높은 효율을 가져옴과 동시에 오염물질을 극소화함으로써 차세대 발전 시스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Siemens 에서는 220 kw 급 연료전지/가스터빈 복합발전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였고 이에 추진력을 받아 미국의 DOE(Department of Energy)에서 VISION 21 프로그램으로 연구 MW급 복합발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산업자원부에서도 ‘차세대 신기술 과제’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러한 복합발전 시스템은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과 같은 기존의 중앙 집중식의 발전 시스템에서 중소형 분산 발전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서 반세기 이상 노력으로 보유하게 된 가스터빈 기술은 열역학, 유체역학을 기반으로 진동학, 소음공학, 전산해석, 정밀가공 등 다양한 과학, 공학 지식이 요구되는 종합 학문분야이다. 그만큼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 잡기도 어렵고 힘이 든다. 본인이 가스터빈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단순히 항공기 엔진을 설계해 보고 싶은 생각에서였지만 연구를 해나감에 따라 그 중요성이 에너지, 환경, 발전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년 뒤에는 한국형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한국형 비행기를 수출할 뿐만 아니라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발전시스템을 우리의 기술로 개발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