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를 만나다
황우석 교수를 만나다
  • 이신영 기자
  • 승인 2004.05.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학자도 사회와 대화하고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생명공학과 국가발전’이란 큰 청사진 아래 실제로는 ‘장기이식 및 세포치료’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바이오의 생명공학기술을 크게 △질병저항동물의 실용화 △바이오 이종장기 시대의 개막 △세포 치료에 의한 난치병 극복으로 나누었는데, 작년에 언론에 보도되었던 ‘광우병 내성 소’와 같은 질병저항동물 관련 내용은 이번 강의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다. 우선 줄기세포(stem cell) 보도 과정 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종장기 생산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언론에서는 마치 간세포 배양을 통해 장기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고 실제로는 세포나 조직을 유도하여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장기를 만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40~50년이 지난 훗날에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장기 장애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인공적으로 제작된 기계를 이용할 수 있으나 일시적일 뿐이며, 장기이식을 받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지만 현재까지 한국에서 장기이식 사례는 38건에 불과하다. 이에 다른 대안이 절실하며 이종장기 생산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인간에 이식될 수 있는 이종장기는 인간과 해부학적 구조가 유사해야 하며 전반적 생특성이 유사해야 하는데 돼지와 침팬지가 여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침팬지는 성숙했을 때 체중이 37kg 정도에 지나지 않아 침팬지의 장기는 인간의 몸을 지탱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1년에 한 번 번식하고 자손 수도 적어 실용화하는데 문제점이 많다.

반면 돼지는 다양한 사이즈가 존재하므로 용량의 측면에서 문제가 없고 사육과 번식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이는 면역거부반응과 무균돼지의 생산이다.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면 혈관이 막히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는 돼지 장기 표면의 알파갈(GGTA1)이라는 유전자 때문이며 이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돼지에게는 해를 미치지 않지만 인간에게 독성이 있는 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무균돼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김윤범 시카고대 의대 교수로부터 기증받은 무균 미니돼지 세포를 들여와 알파갈을 제거하고 세 종류의 인간 면역관련 유전자(hDAF, MCP, CD59)를 삽입한 복제 미니 무균돼지를 만들었다. 이 돼지는 지난 9~11월 3차례에 걸쳐 모두 6마리가 분만됐으나, 아쉽게도 수일 후 모두 폐사되었다.

이어 지난 2월 ‘사이언스’에 표지로 실려 전세계적인 화제를 몰고 왔던 인간 체세포 복제과 줄기세포 유도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내용은 본지 203호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생략하고 일반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기 힘들었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 아래 질의응답에 묶어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