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1세기 에너지문제 해결의 첨병 풍력에너지 개발 어디까지 왔나
[특별기고] 21세기 에너지문제 해결의 첨병 풍력에너지 개발 어디까지 왔나
  • 전중환 / 기계 교수
  • 승인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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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를 위한 풍력에너지 이야기
오늘의 20대 공학도가 앞으로 50년 후 70대의 노인이 되었을 때 그들의 일상 생활은 어떠할까? 깨끗한 도시공기와 맑은 수돗물을 마음 놓고 마시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을까? 지금 같은 내연기관을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가 여전히 도로를 메우고 있을까? 냉 난방에는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까? 왜 이런 먼 장래의 일을 우리가 지금 벌써 걱정해야 하나? 지난 100여년 동안 우리 인류는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한 결과로 오늘날 우리는 지구 온난화를 걱정해야만 하게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확인된 석유 자원은 향후 4~50년 안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에너지 관련 문제들
그러면 21세기에 우리 인류 문명이 어떤 에너지 관련 문제들에 직면하게 될까? 우선 첫번째 문제는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지구 온난화이고, 그 둘째가 유한한 화석연료 특히 석유 자원의 급격한 고갈이다. 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비(非) 화석에너지로 핵에너지와 재생에너지가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아는 바이다. 재생에너지는 수력, 풍력, 태양열 및 광, 바이오메스, 지열, 해양조류, 해양파동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 중 수력자원은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꾸준히 개발되어 현재 남은 활용 가능한 수력자원은 한계에 달하였다. 이를 제외한 풍력, 태양열 및 광, 바이오메스, 지열, 해양 등의 재생에너지는 화석에너지에 비해 아직까지는 단위에너지 당 원가가 단순비교시 더 높기 때문에, 이들의 시장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원가와 화석에너지 원가를 상호 공평히 비교하려면 화석연료에 의한 오염으로 유발되는 ‘사회부담원가’를 같이 고려하여야만 한다.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 중 가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이 풍력이다. 현재 발전단가는 풍력자원이 우수한 입지에서 미화로 약 4센트/kWh으로 화력발전의 단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면 현재 재생에너지 중 가장 경쟁력이 높은 수평축 풍력발전기기술에 대해 알아 보자.

풍력발전기술에 대한 기본 이해
수평축 풍력발전장치는 다음 다섯 가지의 중요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로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기계적 회전동력으로 변환시켜 주는 ‘로터’라고 불리는 회전하는 날개와 둘째로 이 회전동력을 발전기에 전달하는 동력전달 회전축과 일반적으로 낮은 로터의 회전 수를 높은 발전기의 회전 수에 맞추어 주는 증속 기어장치와, 셋째 회전동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주는 발전기, 넷째로 변하는 바람 방향을 쫓아서 로터가 항상 최대의 바람을 받도록 탑의 수직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요’ 장치, 마지막으로 로터가 큰 바람을 받도록 지상 으로부터 높은 위치에 로터와 이와 연결되어 있는 회전축과 발전기를 설치하여야 하는데, 이를 지지하는 높은 탑 구조물이 필요하다. 위의 구성 요소의 결합체인 풍력발전기 시스템은 안전한 운전과 최대의 전기출력 그리고 구성요소의 긴 수명을 달성하기 위하여 최적의 제어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풍력시스템 제어는 풍력기술 중 핵심적인 부분으로서 풍력발전의 경제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풍력발전장치의 설계를 다른 기계장치 설계와 비교하였을 때 특히 어려운 점은 각 구조물 요소들에 전달되는 바람에 의한 하중의 해석이다. 바람의 난류특성상 시간과 공간에 대하여 예측할 수 없이 불규칙적으로 계속 변하는 풍속과 풍향을 고려한 동적 풍 하중에 의해 최대 피로 하중이 결정된다. 이 최대 피로 하중에 근거하여 장치수명을 20년 동안 보장하는 설계를 해야 한다. 또한 풍력 발전기는 약 4m/s에서 가동을 시작하여 약 23-25m/s의 풍속에서 발전을 중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보다 더 큰 태풍이 오더라도 발전을 계속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나, 운전 중에 걸리는 풍 하중이 풍속의 제곱으로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에 장치비용이 같이 증가하게 된다. 이 비용 증가에 비해 일년에 몇 십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 23-25m/s의 태풍에서 얻는 추가적인 전력은 매우 미미하므로 태풍이 오면 풍력발전기는 운전을 중지하고 정지 상태에 들어가서 풍 하중을 현저히 감소토록 설계되는 것이다.

로터는 풍력발전기의 구성요소 중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기계동력으로 변환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100% 기계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정답은 물론 “아니다” 이다. 이상적 가정 하에서 이론적으로 바람의 운동에너지에서 최대로 얻을 수 있는 기계동력은 약 59%이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질문은, 이 최대의 변환 효율을 얻기 위해서, 로터 앞쪽에서 불어오는 상류의 바람이 로터를 지난 후 하류에서 얼마나 감소해야만 할 것인가 이다. 그 답은 로터의 앞쪽 상류 바람이 로터를 지나면서 뒤쪽 후류에서 원래 상류 풍속의 1/3로 감소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터 날개의 유체역학적 공력 설계를 할 때, 될 수 있는한 이 이상적인 값 1/3에 접근하도록 반복 계산을 하게 된다. 실제로 설계된 최신 상용 로터의 최대효율은 대략 48% 정도이다.

풍력발전의 출력은 풍속의 3제곱에 비례하고, 로터 지름의 제곱에 비례하고 공기밀도에 정비례 한다. 따라서 자연조건, 즉 풍속과 공기 밀도가 주어지면 출력은 로터 지름에 의해 결정된다. 선택된 발전기의 정격 출력이 한번 정해지면 로터 지름의 크기는 정격출력이 나오는 풍속, 즉 정격풍속의 1.5제곱에 반비례하므로, 큰 로터는 낮은 풍속에서 이미 정격출력에 도달하고 작은 로터는 같은 정격출력을 내기 위해 더 높은 풍속이 필요하게 된다. 정격풍속을 넘는 바람이 불게 되면 발전기에 걸리는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로터의 기계적 동력 출력을 날개에서 공기역학적 방법으로 정격출력의 크기를 넘지 않도록 제어하여 주어야 한다.
현재 유럽 등의 풍력 선진국에서 새로 설치되는 주력기종은 출력이 대략 1MW 이상 2MW 내외로서 로터의 지름이 60m 에서 80m 정도로 보잉 여객기 747의 날개 전체길이 60m와 같거나 더 크다. 앞으로의 추세는 로터의 지름이 120m에 육박하는 5MW급 초대형 풍력발전기가 2~3년 후에 상용화 될 것이며, 이런 초대형 설비는 주로 해양 풍력단지에 설치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공학이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부터 750kW급의 시제품 설계 제작 연구사업이 산업자원부/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으로 시작되어 유니슨㈜에서 주관하고, 우리 포항공대 부설 풍력에너지연구소가 설계에 참여하여 동력전달 축에 기어 증속기가 필요없는 새로운 형식의 풍력발전기를 개발중에 있으며, 효성중공업㈜이 주관하는 기어 증속기를 사용하는 750kW 시제품도 개발중이다. 2004년 말에 시제품 제작이 계획대로 완료되어 1년의 실증시험을 거친 오는 2006년경에는 실제 상용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1세기의 에너지문제는 우리 젊은 공학도들이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그리고 또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인류 문화적 과제라고 나는 확신한다. 재생에너지 공학은 다양한 전문분야의 학제간의 노력이 필요한 새로운 학문으로 부상할 것이다. 미래 인류문명을 위해 무언가 기여하고자 고민하는 젊은 공학도가 있다면, 이와 관련한 학업에 전념하는 것도 의미있는 선택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