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구] 항공우주재료 개발 어디까지 왔나
[집중탐구] 항공우주재료 개발 어디까지 왔나
  • 박성수 / 신소재 박사과정
  • 승인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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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우주 개척할 신소재를 찾아서
2003년 10월 15일, 중국은 옛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船) 5호의 발사에 성공하였다.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은 다시 대규모 위성 발사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우주 초강대국으로 떠오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인해 미-소에 이어 미-중 간 제2의 우주경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제 2의 우주경쟁 촉발한 ‘선저우 쇼크’

항공우주분야는 국력과 직결되어 선진국에서도 기술이전을 꺼리기 때문에 스스로 기술개발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인 열등감을 가졌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가장 우수한 중화민족이라는 자부심을 지니게 된 것에서 볼 수 있다시피 항공우주산업 관련기술은 경제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한 국가의 과학 기술력의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항공우주분야는 재료공학,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천문학 등의 학문과 함께 발전해 왔으며 그 중에서 새로운 항공우주재료의 개발은 항공우주분야 발전의 초석이 되어 왔다. 초창기의 항공우주에 대한 연구는 가벼우면서도 큰 힘을 내는 엔진개발이나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연구들이었으나 이런 것들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항공기나 우주 비행체의 동체, 엔진 그리고 보조기기에 사용되는 재료인 항공우주재료를 개발하는 것에 연구의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항공우주재료는 어떠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까?

비행기가 사뿐히 활주로를 날아오르거나 하늘에 떠서 비행기다운 빠른 속도를 내기위해서는 당연히 가벼워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경량금속인 알루미늄은 밀도가 2.7 g/cm3로 철의 1/3정도이며 표면에 얇고 치밀한 산화막을 형성시켜 철과 같이 잘 부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순수한 알루미늄은 가볍지만 쉽게 변형될 정도로 너무 연하다. 때문에 항공기의 구조재료로 쓰이려면 상당한 강도가 있는 합금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독일의 빌름은 두랄루민이라는 합금을 만들어 이 분야에 큰 업적을 남겼다. 그는 알루미늄에 구리와 마그네슘을 첨가하고 500°C로 가열하고 물로 급히 냉각한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합금의 강도가 점점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일정온도에서 재료의 강도가 증가하는 것을 시효(aging)라고 하는데 이는 합금내부에 미세한 결정이 석출되어서 강도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 합금은 ‘두랄루민’이라는 이름으로 생산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의 항공기 동체의 대부분에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 계통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알루미늄합금 중에서 알루미늄과 리튬(Li, 밀도 0.53g/cm3)의 합금(Al-Li)이 새로운 항공기 재료로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합금의 특징은 기존의 알루미늄합금보다 가볍고 비강도(specific strength)가 우수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앞으로 5-10년 이내에 모든 항공기 구조물의 40%가 이 새로운 합금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알루미늄이 금속 가운데 제일 가벼운 것은 아니다. 마그네슘(Mg)은 밀도가 1.74g/cm3 로 알루미늄의 2/3수준이며 마그네슘과 리튬의 합금은 물보다도 가볍다. 외국에서는 항공기의 일부분뿐만 아니라 엔진 부품까지도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고 미국의 로켓 ‘아틀라스’나 ‘타이탄’, 그 외의 인공위성에서도 이 합금이 많이 사용된다. 또한 이 합금은 별도의 기계가공이 필요없을 정도로 정교한 부품으로 주조할 수 있다.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의 표면은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고열이 발생하므로 열에 강한 티타늄합금이 사용된다. 티타늄(Ti)은 밀도가 4.5g/cm3로 알루미늄보다 무겁지만 융점이 1670°C로 알루미늄(660°C)에 비해 매우 높다. 대표적인 티타늄 합금인 Ti64합금(Ti-6Al-4V)은 최고 500°C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비행체의 엔진부분은 가장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부분으로 1000°C 이상에서 견디는 니켈계 초내열합금(Ni-base superalloy)이 주로 사용되어 왔다. 전투기의 경우 전체 무게의 25% 정도에 초내열합금이 사용되고 있으며, 고비중의 기존 초내열합금을 대체할 재료는 저밀도이며 고온에서의 기계적 성질과 산화저항성이 니켈계 초내열합금과 대등하거나 우수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것으로 금속간화합물(intermetallic compound)이 주목되고 있다.

금속간화합물은 2종류 이상의 금속원자가 세라믹과 같이 규칙적으로 결합하고 있어 고온에서까지 합금의 강도(strength) 및 강성(stiffness)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자기확산(self-diffusion)에 필요한 높은 활성화에너지 때문에 확산기구에 의해서 결정되는 고온크립(creep), 응력파단(stress rupture), 내산화성 등이 우수하다. 특히 티타늄과 알루미늄의 금속간화합물인 TiAl은 현재 전투기의 엔진에 시험적으로 사용 중이며 미국과 아시아를 3시간 내에 주파할 수 있는 차세대 항공기의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요성 더욱 커지는 내열신소재 개발

우주왕복선이나 로켓의 경우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때 국부적으로 1800°C 이상의 온도에 노출되기도 한다. 내열재료 개발에는 탄소기지에 탄화규소(SiC)를 입힌 탄소섬유로 강화시킨 탄소복합재료나 실리카가 사용되며, 향후 보다 뛰어난 물성을 지닌 재료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차세대 항공기는 비행시간의 단축을 위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 안으로 진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내열 신소재의 개발은 향후 우주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항공우주시대는 새로운 신소재의 개발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21세기의 항공우주산업은 항공우주재료를 먼저 개발해 사용하는 국가가 주도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항공우주재료 기술력의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한 치열한 경쟁의 선두에 포항공대와 같은 대학이 나서야 함은 자명하다. 이는 국가경쟁력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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