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은 “필수”취직은 “덤”?
대학원 진학은 “필수”취직은 “덤”?
  • 이창근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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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관리에 대한 대학과 학생 주장 엇갈려
학생 선호 따른 다양한 기업 홍보도 중요
현재 우리대학 취업관리와 관련해 대학과 학생들 사이에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3일에 가졌던 ‘총장님과의 대화’에서 김은진(산경 01)학우는 “분명 우리대학이 타 대학에 비해 경쟁력 있는 학교지만 취업관리에 있어서는 지방대 수준도 안되며, 미국대학의 경우 전공별로 취업상담뿐만 아니라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부터 모의인터뷰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취업지도가 잘 되지 않는 것은 인정하지만, 지금까지 90%이상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데 별도로 인력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며 “과학이나 기술 분야외에 취직을 원하는 사람이 관련 정보를 대학에 요구하는 것은 대학의 설립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리대학의 경우 타 대학과 같이 취업보도실을 따로 두지 않고, 학생지원팀이 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팀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학부를 마치고 진학을 하기 때문에 취업상담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 등의 특별한 활동은 하지 않는다”며 “매년 3월과 9월이 되면 많은 기업들이 직접 대학에 찾아와 학생과 1대 1로 리크루팅을 하는데, 그 사이에 대학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세일(신소재 01)학우는 “대학에 찾아오는 회사 대부분이 연구*기술과 관련된 대기업 중심이기에 다양한 알짜기업에 관한 정보는 얻기 힘들다”며 “특히 은행과 같은 회사의 취직이나 인턴정보는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의 작년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학부 졸업자 243명 중에 바로 취직한 사람은 88명(군입대자 제외)으로 35%정도이다. 최종연 학생지원팀장은 “최근 들어 학부를 마치고 취직하는학생수가 계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러한 학생들은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간혹 취직이 되지 않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 경우 대학차원에서 기업과 연결시켜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학 홈페이지에 링크된 채용관련 정보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이다’, ‘취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인턴정보가 제한적이다’고 지적하는 반면, 대학은 “학생들이 대부분 대기업을 중심으로 취직을 하기에 학생들을 배려한 것”이며 “실제 인턴과정과 같은 경우에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해당 기업을 초청해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수들 역시 학생들이 학부를 마치고 취직하기 보다는 대학원으로 연계진학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특히, 컴퓨터공학과의 경우 올해 목표를 ‘꿈의 실현은 대학원부터’로 내걸고 적극적으로 자대생을 대학원에 유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치혁(산경) 주임교수는 “적어도 대학원을 진학하면 충분한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소수의 능력있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계속 공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대부분 교수들의 바람일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한 motivation이 없이 연계진학하는 학생들은 빨리 사회현장에 나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이후에 다시 본인이 원할 경우 대학원에 진학해도 크게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과 차원에서 학생의 장래 설계와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계획하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공학과의 경우 2004년부터 학기마다 방승양 교수를 중심으로 1박 2일 혹은 2박 3일 동안 미래설계와 비전 제시를 위한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산경과와 신소재공학과는 학부졸업 전에 학생들이 직접 기업에서 한달 가량 인턴활동을 하도록 회사와 학생을 연결해주고 있다.

특히, 산경과의 경우 최근 선배들이 재학생에게 취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구축 중이다. 학과 관계자는 “여기에는 기업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취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능력이나 노하우 등이 포함될 것”이며 “다양한 곳에서 활동 중인 졸업생들의(자세한 내용이) 계속적으로 업데이트만 된다면 취업을 원하는 학생에게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치혁 주임교수는 “지금까지는 대학의 취업률이 높기 때문에 대학에서 이와 관련된 정보제공이 부족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회사를 소개하고 연결시켜주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