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 연구와 학제간 협력
인지과학 연구와 학제간 협력
  • 박종훈 기자
  • 승인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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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음악을 좋아하는가? 어떻게 미술품에 아름다움의 가치를 매길 수 있는가? 언어란 어떤 것인가? 경험의 결과가 심리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과거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답은 철학자들의 선험적 논리나 개인적인 직관에 의존해 설명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거의 전적으로 인문학의 분야로만 설정되어 왔었다.

1970년대에 등장한 인지과학의 등장은 컴퓨터와 신경생물학의 발달이 이러한 기존의 인문학적 주제와 관련 연구의 방법론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sloan 재단이 실제 MIT에 인지과학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게 되는 양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실질적 연구를 통해 지식ㆍ정보화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지과학의 등장은 인공지능, 인지신경과학 연구의 촉발을 불러왔고 더 나아가 인간 개인과 사회환경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데까지 진행되기도 하였다. 개인의 인지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인 인지과학이 사회심리학의 영역까지 확대된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80년대 후반부터 인지과학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현재 연세대, 부산대 등의 대학에는 인지과학 협동과정이 설립되어 있다. 인지과학 연구의 성과를 실제로 응용하는 분야로는 산업심리학이나 감성공학을 들 수 있으며 그 응용 사례로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개발, 광고 마케팅 전략의 수립 등이 있다. 또한, 얼마 전 우리대학의 김대진 교수가 개발한 얼굴 정보처리 시스템도 이러한 인지과학적 연구 분야의 테두리 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인지과학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완벽에 가까운 가상현실까지 구현할 정도로 발전할 수 있을 지, 사람과 같은 능력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