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네트워크 과학 탄생의 ‘선언문’
[링크] 네트워크 과학 탄생의 ‘선언문’
  • 박종훈 기자
  • 승인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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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에서 저자 바라바시는 네트워크 과학의 탄생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환원주의는 20세기 과학의 성격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이다. 과학에서의 환원주의 덕분에 우리는 부분을 잘 이해하게 되었지만, 전체를 바라보는 데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네트워크 과학의 탄생이라는 과학혁명이 그 어려움을 극복하게 할 것이다.’

네트워크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은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부터 있어왔다고 바라바시는 이야기한다. 그 예로 ‘사도 바울’ 이 기독교를 전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든다. ‘바울’ 이 그 시대의 사회적 네트워크들에 효과적으로 접촉하면서 기독교를 전파했기에 오늘날의 기독교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과 같이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분석과 연구는 어디까지 가능하며 현재 어느 정도까지 진전되었는가? 저자는 오일러의 그래프 이론이 네트워크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시도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수학적 기법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분석한 수학자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기법들을 적용해 사회적 현상이나 생체 기능을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에이즈의 감염경로나 테러리스트의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과정은 그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네트워크 과학이 다루는 분야들은 사회, 경제, 생명과학, 인터넷 등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그만큼 네트워크 연구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강하게 전달된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고 나서 네트워크 연구의 잠재력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도 제공해 준다.

네트워크의 ‘복잡계’를 어디까지 파헤치고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네트워크 과학이 다루는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그 핵심적인 실체도 조금은 애매모호하다. 하지만 자연과학계가 지나친 환원주의에 빠져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보는 학문적 풍토를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을 기억하는가. 이제 부분들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자연현상의 ‘창발성’ 을 이해하려는 필요와 욕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거기다가 전체를 모르고 부분만 파헤치는 무지한 과학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네트워크 과학과 같은 새로운 통찰의 시도는 긍정적이다.

또한 그러한 추세의 반영인지는 몰라도 과학도서로는 드물게 미국 인터넷 도서판매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바라바시는 ‘척도없는 네트워크 이론’을 직접 창시했으며, 현재 노트르담 대학의 물리학과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다. 네트워크 과학과 관련된 논문으로 학술지’nature’에 기고한 적이 있으며 관련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