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다식] DNA 검사
[잡학다식] DNA 검사
  • 정현석 기자
  • 승인 2002.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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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 추정 유골 신원확인, 어떻게 하나

지난달 26일, 대구 와룡산에서 91년에 행방불명 되었던 5명의 개구리 소년들로 추정되는 유골과 유류품들이 발견되었다. 산 속에 매장되어 있다가 등산객들에 의해 드러난 유골들은 원래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들은 유골들의 신원 확인에 3주 정도가 걸린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뼈만 남은 상태의 유골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까. 여기에 바로 DNA 검사 기술이 있다.

모든 생명체는 유전 정보에 의해서 그 형태가 결정된다. 생명체의 유전 정보는 형태의 DNA(DeoxyriboNucleic Acid)로 존재한다. 이 DNA는 부모에서 자식으로 유전되므로 DNA가 존재하는 세포의 핵이나 미토콘드리아에서 DNA를 검사하면 혈연 관계를 밝혀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뼈만 남은 유골에서 DNA를 확보할 수 있을까? 사후에 신체의 대부분의 조직들은 풍화 작용에 의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러나 뼈, 치아의 경우 미생물의 침투가 어려워 다량의 세포들이 남아 있게 되는데, 이 세포들에는 유전자가 남아있어 DNA의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 PCR기술이 이용된다. PCR(Polymerase Chain Reaction)기술은 고온에서도 파괴되지 않는 DNA 폴리머라아제(Polymerase)를 사용하여 소량의 특정한 DNA를 반복적인 연쇄반응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시키는 기술이다. 즉, PCR기술을 이용하면 극소량의 DNA도 선택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어 DNA 검사 기술 적용이 용이하다.

개구리 소년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신원확인을 위해 이번에 사용된, 뼈를 이용한 DNA 검사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뼈에서 세포를 분리하고 이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한다. 이후 사망자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의 세포질만을 통해서 유전되므로 어머니와 자식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완전히 같다. 이 DNA를 대조군으로 뼈속에서 추출한 DNA를 DNA 타이핑이나 DNA 시퀀싱 등의 검사 방법을 이용하여 비교하면 혈연 관계를 조사할 수 있다.

DNA 시퀀싱은 DNA의 염기 배열을 순서대로 읽어내는 것인데, 1개 사슬로 만든 DNA를 화학적으로 잘라서 분석하는 방법과 DNA사슬이 복제될 때 특정한 뉴클레오티드에서 정지하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DNA 타이핑은 사람의 DNA중 개인차가 심한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증폭하여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 DNA 검사 기술은 이산가족 찾기, 입양아, 고아 부모 찾기 뿐만 아니라 친자 관계 확인, 사고나 재난 시의 유해들의 신원 확인, 범죄 수사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되고 있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생명 공학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