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국제적 식견과 창조적이고 풍부한 인간성 갖춘 과학기술인 돼라"
[축사] "국제적 식견과 창조적이고 풍부한 인간성 갖춘 과학기술인 돼라"
  • 강창오 / POSCO 상임고문
  • 승인 200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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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과대학교 신입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먼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두가 선망하는 포항공과대학교의 학생이 된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또한 오늘이 있기까지 사랑과 헌신으로 돌봐주신 학부모님께도 축하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영일만 신화의 산실이자 조용한 과학 혁명의 요람인 이곳에서, 우리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빛낼 수재들이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이 뜻 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신 박찬모 총장님, 유상부 이사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포항공과대학교는 1986년 12월 개교 이래 비록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과학기술교육과 선도적이고 첨단의 연구활동으로 아시아 최고의 공과대학으로 우뚝 선 자랑스런 학교입니다.
출범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의 전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아 왔던, 그리고‘기술장이’의 소임을 천직으로 살고 있는 본인에게는 그 무엇보다 뿌듯하고 영광스런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입학생 여러분!
우리가 맞고 있는 21세기는 기술을 가진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과학기술의 시대’입니다.
유명한 칼럼니스트 토마스 L. 프리드만의 말을 빌리면, 1980년대 이후 범용화된 PC와 1995년부터 일반화된 인터넷을 매개로 불어 닥친 정보화 혁명이 세계를 평평하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의 세계화, 즉시화, 투명화로 세계가 급속히 하나로 통합됨으로써 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하는 기업이나 국가 그리고 개인까지도 이제 남과 다른 차별화가 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한 세상을 맞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차별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증기기관에서부터 방직, 철도, 철강기술을 기반으로 230여년 전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20세기 초반까지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세계의 주도권을 가진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이 성공에 안주하여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는 동안, 창의적인 사회분위기와 도전정신,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고, 과학기술교육을 서둘렀던 미국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넘겨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MIT공대가 1861년 설립된 반면, 옥스포드 대학에 공대가 생긴 것이 1907년이었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고 하겠습니다.
산업차원에서도 풍부한 목재로 목선시대를 주름잡았던 미국이 철강소재와 리벳 기술을 철선 제조에 활용했던 영국에게 주도권을 내주었으며, 후에는 용접기술을 활용한 일본에 의해 주도권이 넘어간 예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대형용광로 및 연속주조 기술을 앞서 채용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철강주도권을 가져왔던 일본의 예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좋은 예가 되고 있습니다.

신입생 여러분!
우리나라가 앞으로 2만불 시대, 3만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느냐는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세계화, 글로벌화의 진전에 따라 과학기술의 힘과 용도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과학기술의 융합화, 복합화 그리고 수렴화는 기술의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발전은 산업,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전분야서 사고와 방법, 양식 등 혁명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것입니다.
제품은 전통산업일지라도 그 생산방식과 경영수단은 더욱 첨단화, 지능화, 디지털화 됨으로써 산업의 융합화도 급진전될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편의제품을 만들어내고, 사물에 두뇌를 달아주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시대를 보편화시킴으로써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핵심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위대한 정치지도자도, 용감한 군사지도자도, 사회의 원리를 찾아내고 분석하는 학자도 아닙니다. 바로 과학기술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여러분과 같은 과학기술자들입니다. 그만큼 여러분에게 맡겨진 책무는 크고 사회로부터의 기대는 높습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인생의 황금기를 포항공대라는 선택된 곳에서 시작하는 행운아입니다. 최고의 연구분위기, 기술 인프라 그리고 훌륭한 교수님과 동료들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 아닙니다.
또한 충실히 포항공대에서의 교육과정을 밟은 후에, 여러분은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촉망받는 과학기술인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전문성과 자질을 갖춘 기술인이 될 뿐 아니라,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균형잡힌 국제적인 식견을 갖춘 창조적이고 인간성이 풍부한 과학기술자가 되어야 합니다.
인류의 행복과 복지를 고민하고,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영향들을 균형있게 판단하고 책임지는 과학기술자로 성장하시길 바랍니다.

신입생 여러분!
세계는 지금 테크노 CEO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공계 기피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국내 상장사 임원의 40% 이상이 이공계 출신들로 메워지고 있습니다. 사회로부터의 과학기술자에 대한 의존과 기대는 더욱 높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기에 따라서는 노벨상을 기대하는 과학계의 기린아도, 한국의 빌 게이츠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미래는 그저 기다리는 자의 몫이 아니라 도전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꿈이 있고 이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시작이 이루어 졌습니다.
부디 오늘 시작하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의 생활이 보람차고, 여러분의 미래를 성취하는 큰 걸음의 첫 시작이 되시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3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