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축사]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입학식축사]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윤종용 / 삼성전자 부회장
  • 승인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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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력은 국가경쟁력의 핵심… 자부심 갖길"
신입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 공대인 포항공대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더불어 여러분들을 사랑과 헌신으로 뒷받침 해주신 학부모 여러분의 勞苦도 致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서 축사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포항공대 박찬모 총장님, 유상부 이사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우리나라 명문학교인 포항공대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 아니며, 이는 여러분의 과학기술에 대한 열정과 부단한 노력이 가져다 준 결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 앞으로 여러분은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의 산실인 포항공대에서 과학기술을 탐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온 힘을 쏟게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이 과학기술계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 여러분 개인은 물론 국가와 사회 발전에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 의미를 갖는 것인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도구의 발명과 科學技術의 革新에 의해 발전해왔습니다. 도구발명과 과학기술의 혁신은 인간의 생활을 크게 향상시키고 인류사회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1770년대의 蒸氣機關, 1890년대의 電氣와 自動車의 發明과 1940년대 2차 世界大戰 前後의 컴퓨터, 半導體의 발명이 人類歷史를 얼마나 크게 바꾸어 놓았는지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특히 半導體와 컴퓨터는 1980년대에 등장한 PC와 1995년부터 일반화된 Internet과 더불어 상상을 초월하는 디지털 革命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알렉산더대왕이나 칭기즈칸, 나폴레옹 등 위대했던 정복자나 지도자가 인류 역사의 큰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끼친 영향은 의외로 적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컴퓨터나 半導體를 처음 발명한 과학자들이 세상을 훨씬 더 많이 바꿔 놓았습니다.

앞으로도 과학기술의 발전은 産業·經濟 뿐만 아니라 社會·文化·藝術 등 모든 부문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또한 科學技術의 발전은 국가의 覇權을 좌우해 왔습니다. 영국은 230년前 처음으로 산업혁명을 시작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20세기 초반까지 방직·철도·철강산업을 주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차 科學技術敎育을 소홀히 하고 기존의 經驗만을 중시하며 現實에 安住하다가 결국 세계 산업의 주도권을 상실하였습니다.

반면, 미국은 영국보다 50년 늦게 産業化를 시작했지만, 科學技術 敎育을 조기에 도입하여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산업 발전의 기반을 제공한 결과,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넘겨받게 된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미국은 1861년 MIT 공대가 설립된 반면, 영국은 이보다 훨씬 뒤인 1907년에야 Oxford 대학에 공대가 생겼고, 1913년 이공계 학생數를 비교해 봐도 미국은 4만名을 넘었으나 영국은 6,500名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을 중요시하지 않았고, 새로운 文物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消極的이었기 때문에 산업화에 뒤쳐졌습니다. 1960년대 初만해도 農耕社會로 國民所得 100불도 채 안되던 우리나라는, 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技術 開發을 통한 산업발전을 추진함으로써 불과 32년만에 국민소득 1만불을 달성했습니다.

산업화를 시작하여 국민소득 1만불을 달성하는 데 英國은 200여년, 美國은 150여년, 日本은 100여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놀랄 만큼 빠른 성장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놀라운 한국의 발전은 여러분의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하면 된다’는 진취성과 역동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었던 것은 바로 여러분과 같은 科學技術 人材입니다.

디지털 시대는 아날로그 시대의 경쟁력이었던 技術의 蓄積과 經驗보다는 빠르고 優秀한 頭腦와 創意力과 挑戰, 그리고 스피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런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면 앞으로 세계 산업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GE의 잭 웰치 前회장도 한국인은 20세기 후반에 기적을 이룬 21세기의 칭기즈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최근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분과 같은 우수한 인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포항공대를 선택한 것은, 참으로 慧眼을 가진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이공계 출신 지도자의 全盛時代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의 테크노 CEO들은 技術力이 競爭力을 좌우하는 尖端産業에서 技術經營에 卓越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각 기업의 技術擔當 책임자의 位相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上場社 任員 중 이공계 출신이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三星電子에서도 저를 비롯한 많은 임원들이 이공계 출신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년 三星電子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약 90%가 이공계일 정도로 우리나라 산업에 이공계 인력이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재가 몇萬名을 먹여 살리는 시대에 이공계 인력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自負心을 가질 것을 당부 드립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미래는 예측하면서 기다리는 자들의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창조해가며 씨를 뿌리는 자들의 것입니다. 여러분의 勞力 如何에 따라 무궁무진한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오늘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여러분의 눈빛을 마주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을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