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속기 보다 100억배 밝은 빛 얻을 수 있어
기존 가속기 보다 100억배 밝은 빛 얻을 수 있어
  • 이창근 기자
  • 승인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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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나노소재 분야 획기적 발전 기대
1994년 12월에 탄생한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현재까지 의학, 생명과학, 물리,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어, 21세기의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이런 지금의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2009년에는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로 다시 태어난다.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 설계 당시부터 고려되어 왔으며, 그래서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 설계 당시 추후의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로의 활용을 고려해 선형가속기를 길게 만들었다. 건설될 가속기는 기존의 가속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타 장소에 가속기를 따로 구축할 때와 비교해 몇 백억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되고 건설기간도 짧아진다.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비교해 동일한 구조를 지니지만, 특징적으로 언듈레이터의 길이를 늘이고 전자총의 성능을 향상시켜 기존의 것과 비교해 약 100억 배까지 밝은 빛(X-선 자유전자 레이저 : FEL)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전자빔의 길이가 수십 마이크론 정도로 매우 짧아 펨토초(1000조분의 1초)의 시간분해능의 관측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시간적으로 짧아지고 밝아진 빛을 이용하여 지금과는 달리 획기적인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 화학과 반창일 교수는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매우 짧은 화학반응에 있어서 반응 중간단계 규명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먼저, 일정한 에너지를 계속적으로 방출하는 기존의 가속기와는 달리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서는 레이저의 특성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팸토초의 펄스(Pulse)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초고속 화학반응, 특히 효소의 반응을 규명하고 반응중간체를 이용한 촉매를 연구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3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생체분자의 결정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며, 특히 거대분자의 결정은 아예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강력한 X-선 레이저를 이용하면 결정을 만들지 않고도 쉽게 구조를 해석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밝힐 수 없었던 거대 단백질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생체분자 구조와 같은 생명현상 이해에 있어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제정호(신소재) 교수는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면 시공간 상에서 변하는 나노재료의 연구가 가능해지고 우수한 첨단 나노 소자를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앞으로 액정 디스플레이나 컴퓨터 칩과 같은 첨단 나노소재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스탠퍼드대학교내 선형가속기연구소(SLAC)에서 2008년 완공을 목표로 0.15nm급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건설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함부르크의 DESY연구소가 2012년 완공으로 Euro XFEL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건설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간사이 SPRing-8연구소에서도 건설 추진 중이며, 이외에 이탈리아와 미국 MIT대학에서도 정부에 제안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인수 소장은 “세계 최초, 최고의 과학기술 발견과 발전에 있어 우리 학교에 건설될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며 “생명과학, 나노, 우주, 화학 등의 광범위한 과학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 수준의 첨단연구 분야 선점을 가능케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