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04년도 우리 대학 입시 결과
[기고] 2004년도 우리 대학 입시 결과
  • 권수길 / 학생선발팀장
  • 승인 200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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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 현상 불구 상위 1%대 우수학생 선발
우리대학의 2004학년도 모든 입시가 지난 2월 중순에 마무리되고, 304명의 전국 최상위권 우수 인재들을 새내기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포항공대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국내 정상의 이공계 대학이라는 확고부동한 이미지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이런 결과는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17년간 교수, 학생, 직원 등 우리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시, 정시 등 모집유형별로 특색있는 전형을 거쳐 선발된 2004학년도의 신입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재능에 대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한 우수 인재들입니다. 2.8대 1의 경쟁률 속에서 최종 58명을 선발한 고2 조기졸업자선발제 신입생들은 전국 과학고의 최상위 그룹 학생들과 우리 대학 수학/과학 경시대회 금상 수상자를 비롯해 각종 경시대회에서 발군의 재능을 보여준 학생들, 그리고 일반고에서도 전교 1∼2등을 다투는 수재들이 조기졸업을 하고 우리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조기졸업자 입학생이 고교 3학년 과정을 뛰어넘어 대학에 진학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걱정스러움도 있었습니다만 이미 이 전형을 통해 입학한 선배들이 고교 3년을 마치고 진학한 동기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난 학업성취도를 보여주는 학생도 있다는 통계는 무척 고무적인 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능 성적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학생부를 비롯한 서류평가와 심층 면접을 통해 선발한 152명의 일반 수시모집전형 입학생들도 4.6대 1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률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전교 최상위권의 내신과 함께 과목별로 30분간 치러진 수학, 과학 심층면접을 거뜬히 통과한 쟁쟁한 실력파들입니다. 수능성적 90%와 서류평가 10%의 전형 요소로 선발한 정시모집에서도 경쟁률이 3.8대 1로 전년도 2.8대 1에 비해 치열해진 경쟁을 뚫고 90명의 입학생이 선발되었으며, 그 수준 또한 수능성적 평균이 변환표준점수 372점(원점수 363점)으로 포항공대 입학생은 전국 상위 1% 내외라는 명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학, 과학에 대한 재능은 물론 국제화 시대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탁월한 외국어 실력까지 갖춘 4명의 신입생들이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선발되었습니다. 다양한 전형으로 선발된 인재들이기에 각자가 뛰어난 분야도 있고 평범한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함께 열심히 공부하는 과정에서 4년이 지나 우리 대학을 졸업하는 시점에서는 이공계 분야를 두루 섭렵한 탄탄한 학문적 기초 위에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빛나는 창의성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는 탁월한 인재로 성장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우리 대학은 지역적으로는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방 중소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재학생의 지역별 분포에서 알 수 있듯이 전국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대학입니다. 올해 신입생들도 서울/경기지역이 42%, 부산/경남지역이 30%, 대구/경북지역이 13%, 광주/호남지역이 7%, 대전/충청지역이 5%, 그리고 강원과 제주지역이 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학생 비율 또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약간 감소하여 50명의 여학생이 입학하였습니다. 여학생들이 선택하는 학과도 몇 년 전과 달리 남학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전자과, 컴공과 등에도 일부 입학하는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금년도 신입생들이 더욱 자랑스럽고 대견해 보이는 것은 이공계 위기와 더불어 ‘묻지마 의대’ 열풍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사회적 분위기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본인의 적성과 장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소신을 가지고 21세기 과학 한국을 이끌어 나갈 포항공대를 선택한 인재라는 점 때문입니다.

우수 인재를 선별하고, 판단함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고 한 두 가지 잣대만으로 그 인재의 재능이나 열정 그리고 창의적 잠재력 등 과학적 탁월성을 가늠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120여명만을 선발하여 매년 1천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대통령과학장학생에 우리 대학 신입생이 21명이나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대단한 결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육부에서도 포항공대 학생들이 전국 최고 수준임을 인정하여 작년과 마찬가지로 수능시험을 응시하지 않은 수시모집 입학생을 포함하여 전체 신입생의 80%에 해당하는 240명에 대한 정부이공계장학금 지원 계획이 확정되었습니다. 물론 대통령과학장학금이나 정부이공계장학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른 입학생들에게도 우리 대학의 장학 정책인 등록금의 50% 환원 방침에 따른 잉여 장학 재원으로 전액 장학금을 지원할 것이며, 기존의 재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장학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제 2005학년도의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한 발걸음이 또다시 시작됩니다. 2005학년도의 우리 대학 입시제도는 전년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고 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수시모집에서 내신과 심층 면접을 통해 선발한 입학생들의 우수성이 검증되었고 수능시험을 통한 우리 대학 입학 기회의 부여와 함께 대외적으로 포항공대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또한 현행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다만 2005학년도에 대학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은 7차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학생들이고 수능시험체제 또한 대폭 바뀌기 때문에 그에 따른 입시제도의 변화는 일부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학생선발팀에서는 입시제도연구위원회의 활성화를 통해 획일적인 서열에 의한 우수 학생의 선발보다 창의적 잠재력과 과학자, 공학자로서 갖추어야 할 열정과 도전정신이 충만한 과학 영재들을 제대로 선별할 수 있는 입시제도를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도 발로 뛰는 맨투맨 홍보를 실천하여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우리 포항공대의 경쟁력을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