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이 하루 먼저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 홍기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Science로부터 엠바고를 통보 받았음이 확실한데도 황교수 팀으로부터 엠바고를 요청받은 적이 없어서 먼저 보도했다는 홍기자의 주장은 과학부 기자로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야기다. 우리 국민의 하루 먼저 알 권리가 중요한지, 학술지의 원칙이 중요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연구자는 엠바고가 깨지면 논문 게재가 취소되거나 강등당하는 피해를 입는다. 또, 학술지와 학계는 연구자가 인기몰이를 위해 일부러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워 한다. 2002년 위암억제 유전자를 발견, Cell에 발표한 배석철 교수는 동아사이언스 기사를 통해 “홍기자가 당시 엠바고를 어기는 바람에 Cell로부터 항의를 받고 해명하느라 곤욕을 겪었다”고 밝혔다. 엠바고 파기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태도가 언론에 만연한다면 연구에 많은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연구자들이 기자를 상대로 보안유지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엠바고를 지킴으로써 권위있는 학술지에 국가와 개인의 명예를 드높일 훌륭한 논문을 내려는 연구자의 의욕을 해치지 않는 것이 모두를 위해 현명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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