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인이 바라본 포항공대의 오늘
포항공대인이 바라본 포항공대의 오늘
  • 포항공대신문사 기획부
  • 승인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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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200호 발간 기념특집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지령 200호 발간 특집으로 포항공대 구성원들의 대학에 대한 전반적 인식 실태를 알아보고자 ‘포항공대인이 바라본 포항공대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부생 296명, 대학원생 130명, 직원 80명, 교수 34명 등 모두 540명이 참여하였으며, 공통 질문과 함께 각각의 구성원에 대하여 설문 문항을 다르게 구성하여, 구성원의 특징과 그들이 처한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설문조사가 되도록 하였다.

연구성과와 학문적 성취가 우선과제

신분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물어본 ‘우리대학이 향후 5년간 역량이 집중되어야 할 방향을’ 묻는 문항에서는 ‘연구성과와 학문적 성취’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교수는 79.4%, 대학원생은 62.3%, 직원은 61.3%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학부생의 경우 ‘우수인재 양성’에 답한 비율이 이에 답한 비율 40.2%와 엇비슷한 34.8%로 나타나 다른 구성원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산업과 연계된 활동’에 대한 응답은 다른 구성원들에 비해 교수들은 2.9%만 답해 큰 대조를 보였다.

포항공대의 비교우위는 어디에 있는가

직원을 제외하고 교수, 학생에게 공통적으로 질문한 ‘우리 대학원이 타 대학원에 비해 가장 큰 비교우위’를 묻는 문항에서는 교수들은 ‘연구 여건’ 58.3% ‘교수진’ 25.0%를 들어 ‘연구 여건’에65.9%가 답한 학부생과는 비슷하였으나 81.9%를 꼽은 대학원생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는 대학원생들의 진학 대학원 선택기준으로서 연구여건을 1차적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보여지며, ‘복지, 장학제도’에 16.4%가 응답한 학부생들이 대학원을 보는 시각과 9.1%가 응답한 대학원생들이 실제로 생활하면서 느끼는 것에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었다. 또한 현재 우리 대학원의 대학원의 상대적 강점이 감소하면서 연구중심대학에서의 대학원의 위상 재정립과 경쟁력의 제고가 필요한 이 시기에 많은 부분이 경쟁력을 잃었지만 아직 연구여건에서는 어느 정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중장기 비전에 구성원들의 의구심 커

연구와 교육 모두 충실히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느 한 부분에 주력하다 보면 다른 한 부분이 소홀해 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에 대한 바람직한 배분 비율을 연구와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께 물어보았다. 교육과 연구의 현재 비율은 20:80부터 60:40까지 다양한 답변이 나타났으나 58.8%의 교수들이 30:70 내지 40:60을 바람직한 비율로 꼽아 많은 교수들이 자신이 현재 느끼는 비율에는 개인차가 많지만 생각하고 있는 연구와 교육의 바람직한 비율은 비슷함을 보여주었다. 이에 관해 한 교수는 학과별로 차이가 크고, 교수들이 느끼는 개인차가 심하므로 현재 비율을 묻는 부분에서는 충분히 다를 수 있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학부생들은 앞의 2번 문항의 ‘우수인재 양성’에서 34.8%나 응답한 것에서 나타나는 교육을 보다 더 강화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의 교육제도에 불만을 품는 학생이 많은 만큼 커리큘럼의 조절, 학점인정제 같은 제도적인 변경이나 강의의 내용적인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즉, 단순히 교육의 시간 투자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 또한 높아져야 할 것이다.

우리대학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을 묻는 문항에서는

‘학생 및 연구인력의 질적 수준’ 28.9% ‘대학의 vision 및 운영체계’ 52.6%로 나타났다. 이는 아직도 연구환경이나 전반적인 처우에서는 다른 대학에 비해 아직은 뒤처지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비전 제시와 운영체계의 개선이 절실함을 보여주었다. 대학 운영에 대한 합의 및 시행과정을 평가하는 항목(주관식)에서는 ‘대학이 나아가야 할 비전이 결핍되어 있다’는 어느 한 응답자의 말처럼 학교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하여 새로운 길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재단의 운영을 견제하는 대학구성원들의 구심체 필요하다.’, ‘합리적인 대학운영 시스템의 정립이 시급하다’처럼 대학운영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구성원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비전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대학의 비전을 확립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등 대학운영체계의 개선으로 제 2의 도약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길에 새로운 길을 요구하는 여론이 많았다. 또한 재단의 운영방향에 대한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등 현재 우리대학의 상태와 앞날에 대한 우려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방종하고 있다 하겠다.

정부의 이공계 대책 호응 못얻어

학부생과 대학원생에 공통적으로 물어본 설문들은 대학 활동과 사회전반에 퍼진 이공계 침체 문제에 대한 것들이었다. 4번 문항인 ‘입학 전후의 대학에 대한 인식 차이’에 대해서는 대학원생은 37%, 학부생은 34%가 ‘긍정적으로 변하였다’고 답했고, 49%의 원생과 55%의 학부생이 ‘부정적으로 변하였다’고 답했다. 부정적으로 변한 이유로는 ‘입학 전의 동경심이 사라졌다’, ‘학교 분위기가 너무 삭막하다’, ‘타성에 젖어 다른 대학과의 차별성을 잃었다’ 등의 대답이 나왔고, 긍정적으로 변한 이유에는 ‘학교의 지원이 타 대학에 비해 많다’, ‘생각했던 것 보다 아기자기한 학교 생활이 가능하다’ 등의 대답이 있었다.

5번 문항 ‘학생 자치단체에 대한 제언과 지적’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일반학생의 참여가 부족하다’, ‘학생을 위한 활동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등 부정적인 견해들을 내놓았다. 또 ‘자치단체의 성격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학생자치단체의 활동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또 자치단체의 활동을 일반 학생들이 잘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도 많았는데, 단순한 홍보 부족 이라기 보다는 학생과 자치단체 간의 입장차나 시각차를 좁혀가는 시도가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6번 문항 ‘이공계 침체 상황을 타개할 방안’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 ‘병역을 포함한 현실적이고 재정적 지원 필요’ 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 ‘재정적 지원 보다는 확실한 비전의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와 정부의 이공계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엿볼 수 있었다.

급여복지 이상으로 대 직원 인식 바뀌길 원해

직원만을 대상으로 ‘대학 발전을 위해 직원 스스로 가장 필요하다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물었는데, ‘자기 업무의 전문성 개발’에 58%로 가장 많이 답했고, ‘소속감, 애교심 고취 등의 인식 전환’이 32.1%로 그 다음이었다. 4번 문항에서는 ‘대학이 직원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질문한 결과, 직원에 대한 무형적 대우(32.5%), 고용안정(30%), 급여복지체계 개선(23.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5번 질문에서는 ‘직원의 대학내 위상’에 대한 직원 스스로의 생각을 물었다. 64%의 직원들이 ‘위상이 낮다’라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교수나 학생과 서로 이해도가 낮다는 의견, 실질적인 처우가 교수나 학생에 비해 차이가 난다는 의견, 확실한 업무 결과나 포상 등의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는 의견, 업무 특성상 보조업무를 수행 하기에 어쩔 수 없다는 의견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5번 문항의 경우 3, 4번에서 물어본 직원의 물질적 우 문제와도 관련성이 있는데, 급여복지제도 이상으로 교수,학생 등 타 구성원의 직원에 대한 인식이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태도가 전환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질적, 혹은 정신적 대우가 뒷받침 되어야만 직원이 낮다고 느끼는 위상이 회복될 것이며, 이를 통해 비로소 성장 원동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적 외부 환경이 불러올 차갑고 냉혹한 미래에 어떻게 해야 우리 대학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나갈 수 있는가. 이상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현재 우리 대학을 둘러싼 내ㆍ외부적 환경은 제자리에 앉아서 영원 무궁한 발전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도 험난하다. 내부적으로는 학부생과 교수의 학부 교육에 대한 입장차이나 학생들과 자치단체의 시각 차이에서 볼 수 있듯 구성원 간의 이해ㆍ화합과 의사소통 부족으로 인한 괴리감 증가, 직원들의 위상, 사기 저하에서 볼 수 있는 정신적ㆍ물질적 성장 원동력 부재 등의 문제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최근에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이공계 침체 상황과 경쟁대학의 상승세 등이 우리 대학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또 그를 극복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면 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바뀌어 우리 대학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