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해맞이 한마당 특집] 축제는 즐기는 자의 것
[2001 해맞이 한마당 특집] 축제는 즐기는 자의 것
  • 최김용상 / 해맞이한마당 준비위원장, 화학 4
  • 승인 2001.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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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7, 18일에 걸쳐 3일간 포항공과대학교 봄축제 2001 해맞이 한마당이 열렸다.

이번 축제의 모토는 ‘불장난’이다. 불장난이란 사회가 규정해놓은 금기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불장난에 대한 주의 및 불조심 교육이 강조되고 우리네 연구실과 실습실에서도 화재에 대한 주의가 각별하다. 또한 책임질 수 없는 어설픈 성관계를 나타내는 은어로써 쓰이기도 하는 등 불장난은 사회적으로 통제되어야 할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축제를 계기로 ‘사회적 금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아이들은 불장난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불장난하면 엉뚱한 곳에 불이 날 위험도 있고 밤에 오줌을 싸게 될 수도 있음을 아이들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규제들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막을 수는 없다. 아이들은 붉은 불꽃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출렁거림, 무엇이든 삼켜버릴 수 있는 위력, 금방 사그라질 듯 하다가도 지푸라기 한 조각에 금방 되살아나곤 하는 생명력에 주목한다. 이처럼, 온갖 사회적 길들임과 규제에 익숙해진 이들은 느낄 수 없는 불장난만의 쾌감을 우리도 느껴보고자 했다.

불장난이란 행위는 제도의 한계를 벗어난 참신하고 도발적이며 과감한 시도이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금지와 규제의 틀에 맞춰 이것저것 재지 않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것도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때로는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신선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과감한 시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이 지니고 있던 ‘끼’들이 해맞이 한마당이라는 멍석 위에서 펼쳐질 수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꺼내기 힘들었던 우리들의 그 ‘끼’가 축제 안에서는 참신하고 과감한 시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축제는 제도의 규제로부터 잠시나마 탈출할 수 있다는 설정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불장난이 지니는 탈규범적 이미지와도 부합한다.

이번 축제의 전체적 윤곽을 ‘불장난’으로 잡은 바, 해맞이 한마당 준비위원회에서 기획한 축제행사들에 대해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했다. 학교 내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들을 활용하여 그동안 익숙해진 느낌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주위를 둘러보자는 취지의 행사들도 있었고, 우리 학교 학생들의 생활문화를 반영한 행사들도 있었다. 또한 해준위 기획행사와 더불어 동아리 및 기타 단체들의 참여 행사들도 다양해서 놀거리 풍성한 축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축제는 준비하는 자만의 축제가 되어선 안 된다. 즐기는 자의 참여의식은 축제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즐기는 자가 축제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포항공대 해맞이 한마당이 준비하는 자와 즐기는 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주체적인 축제가 되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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