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상호교류 통해 지평 확대할때
적극적 상호교류 통해 지평 확대할때
  • 이신영 기자
  • 승인 200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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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자부심에 근거한 자기개발 노력과 자기관리 필요
창의성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창의성에 대해 일반인들은 “창의성은 타고난다, 창의적 결과는 영감에 의한 것이다, 창의적 사람은 광인의 기질이 있다”와 같은 신비주의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학원생 다수는 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창의성이 계발되며(30%), 창의적 연구결과는 영감 보다는 지속적 연구의 결실이고(34%), 창의적 사람은 독특하지만 정상인(11%)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학부생들은 동일한 문항에 대해 대학원생들에 비해 보다 신비주의적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65%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창의적 연구결과가 영감에 의한 것이라고 대답한 점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 몸담고 있는 원생들은 지속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창의적 결과물이 기존 영역을 잘 습득하려는 꾸준한 노력의 바탕 위에 피어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대학원생 가운데서도 34%가 영감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자신, 동료, 교수들의 창의성 수준은?

창의성 연구가 길포드와 토런스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발산적 사고를 창의성을 핵심으로 파악하였고, 메드닉은 떨어져 있는 요소들 사이에 새로운 연관을 맺는 능력인 조합적 사고를 중요시했다. 이처럼 이 두 가지 능력은 창의성의 핵심적 구성요소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설문결과 원생들의 경우 창의성과 이러한 사고능력을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자신의 경우 창의성이 높다고 답한 의견이 22%인 반면, 발산적 능력이나 조합적 능력이 높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32%와 42%에 달했다. 한편 낮다고 답한 의견이 창의성의 경우 22%에 달했지만 다른 두 항목에 대해서는 각각 13%와 11%에 불과했다. 이는 창의성이란 단순한 사고능력을 뛰어넘는 기발한 무엇으로 창의성에 대한 높은 기대에 기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신과 동료 교수에 대한 상대평가 결과 세 가지 항목에 대해 모두 자신보다 동료에게 두 배 가량 높은 점수를 주었다. 창의성의 경우 22%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성이 높다고 평가했고 동일한 비율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또한 자신의 창의성을 낮게 평가했다. 반면 동료에 대해서는 39%가 높게 평가한 반면 10%만이 낮다고 평가했다. 모든 부분에 있어 교수에게 높은 점수를 준 점 또한 흥미롭다. 원생들 사이에 교수들에 대한 다양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긴 하지만 교수의 창의성에 대해서 자신은 물론 동료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2%가 창의성이 높다고 평가했고 발산적 능력이나 조합적 능력에 대해서는 각각 69%와 70%에 해당하는 학우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연구주제의 창의성은?

‘어떤 연구가 창의적이다’라고 할 때 ‘창의적’이란 단어는 일반적으로 ‘새롭고 중요하다’는 두 가지 성격을 내포한다. 이러한 개념에 바탕을 두고 현재 대학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주제를 독창성과 공헌도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독창성을 묻는 질문에 “새로운 지식과 이해 창출, 새로운 해석이나 적용 가능, 독창적 연구 방법론”이 있었고, 공헌도를 묻는 질문에 “기존 이론 발전, 후속 연구 파생, 학문적 담론 활성화”와 같은 내용이 있었다. 매우 낮다고 응답한 정도를 0%, 중간을 50%, 매우 높다는 100%로 나타냈을 때 독창성을 묻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해 각각 58, 60, 55%의 만족도를 보였고, 공헌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61, 60, 54%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으나 연구 방법론과 학문적 담론 활성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인 점은 흥미롭다. 자신의 연구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방법 측면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독창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며, 학문적 담론을 활성화하는 측면도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불어 이과계열과 공과계열을 구분해서 분석해 보았을 때 위의 두 가지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가지 항목에 대해 이과계열에서 높다고 평가한 사람의 비율이 7~22%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이과계열이 기초연구에 보다 충실한 반면 공과계열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움직이는 응용연구에 충실한 결과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창의적 연구를 위한 연구환경의 질은?

창의적 결과가 “영역, 현장, 개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4번 문항에서는 영역과 현장에 대해 5번 문항에서는 개인에 대해 현실을 진단해 보았다. 영역의 질을 평가하는 질문으로 “지식에 대한 접근성, 실험 기술에 대한 접근성, 교수의 지식 수준”을 물었고 현장의 질을 평가하는 질문으로 “교수들 간의 교류 수준, 교수들의 연구 열의, 외부와 교류 수준”을 물었다. 3번과 동일한 방법으로 각 항목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영역의 질에 대해 각각 65, 62, 69%, 현장의 질에 대해 각각 55, 63, 55%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상호 교류 수준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의 지식 수준(69%)과 연구 열의(63%)가 높게 나타난 반면 교수간 교류 수준(55%)과 외부와 교류 수준(55%)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일부 과에서는 교수간 교류 수준에 대해 긍정적 응답보다는 부정적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대학원생들의 현실은?

“지식 수준, 교류 수준, 연구 열의, 자기 관리 능력”과 같은 네 가지 측면에서 원생 개개인의 현실을 진단해 보았다. 지식 수준과 연구 열의에 대해서는 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55%와 44%로 높게 평가된 반면, 교류 수준과 자기 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각각 15%와 22%로 부정적 의견(각각 43%와 29%)보다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지식과 열의에 비해 창의적 연구를 위한 자기 관리 능력과 적극적 교류가 부족한 현실을 보여준다.

창의적 연구수행에 있어 결핍 요인과 해결방안은?

4와 5에서 “영역, 현장, 개인” 측면에서 제시한 항목들 중 창의적 연구 수행에 있어 결핍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최고 순위 5 항목 중 세 개 항목이 개인의 문제를 지적했고 나머지 두 개 항목이 현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세 가지 항목을 고르라는 질문에 대해 53, 52, 37%의 원생들이 각각 대학원생들의 자기 관리 능력, 연구 열의, 교류 수준에 있어서 문제점을 지적했고, 29%와 27%에 해당하는 원생들이 교수들의 연구 열의와 외부와 교류 수준을 꼽았다. 영역의 문제를 지적한 비율은 각 항목에 대해 18~22%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지식이나 실험기술에 대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반면 이의 활용을 가능케 하고 원활할 교류를 촉진시키는 개인의 열정과 상호 협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창의적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앞서 지적한 자기관리 능력 배양 및 활발한 상호교류와 더불어, 연구의 열정 회복을 위해 “권위적이지 않은 분위기 가운데 상호 대화를 통해 자율적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었다. 더불어 이공계 처우와 관련해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적절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과 과중한 잡일이나 과제업무로 인한 시간적 부담을 해소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