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평가] 총학생회
[자치단체평가] 총학생회
  • 임강훈 기자
  • 승인 2002.12.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는 진정한 대표성 지닌 총학생회로 거듭날 때

올해만큼 ‘총학생회’라는 명칭이 사람들 입에서 많이 오르내린 적도 드물었던 것 같다. 그만큼 16대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여러모로 많은 활동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활동 내용에 대한 평가 이전에 16대 총학생회의 그러한 적극적인 활동과 다양한 시도에는 큰 점수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약 한달간의 임기가 남았고, 올해에 못다한 일들을 내년 총학생회로 잘 연계하고 한해를 잘 정리하는 것만이 남은 기간 동안 총학이 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구성원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서

16대 총학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학생들에게 다가선 총학생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총학과 학생간에는 묘한 괴리감이 있어 왔다. 16대 총학은 그러한 것을 깨뜨리기 위해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한 ‘포스텍 발언대’를 마련하여 학생들의 의견수렴이나 문의에 대한 답변에 적극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하였고, 각종 학생회칙 및 학사관련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겸해 학생들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아우터 설치, 테니스장 옆 인도 설치, 학생회관 3층 여자화장실 설치 등을 학교 측에 건의하여 학생복지 개선에도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학교 내에 중요한 문제나 쟁점이 생기면 학생들에게 자세한 상황을 조사해 알리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또한 제 1회 포항공대-카이스트 교류전이라는 큰 행사를 성사시켰고, 국토대장정, Vision of Postech 등의 행사들을 마련하기도 하여 실천가능한 실질적인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왔다. 그동안 미미하게 논의만 오갔던 명예제도를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실질적인 제정을 추진한 것 또한 큰 업적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은 학생들에게 좀 더 친근해지고, 학생 대표로서의 신뢰감을 회복하는데에 큰 역할을 했다.

대표성 발휘하는 역할은 아직 미흡

이렇듯 학생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선 16대 총학이지만, 그에 비해 그 대표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긍정적 분위기를 기반으로 그동안 다소 무너져있었던 총학생회의 위상을 새로이 할 기회를 아쉽게 놓쳐버린게 아닌가 한다. 이는 이번 해 가장 큰 이슈이자 문제였던 총장 선임 지연 사태에 대한 총학의 대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학교 운영의 또 하나의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총학이 이러한 사태에 관하여 성명서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단이사회 및 학교 측의 사정 설명 정도의 선에서 그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종 업무에 시달리다보니 적정시기를 놓쳤다는 변론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학생들의 서비스기관으로서의 역할에만 치우쳐 학생 대표로서의 목소리를 포기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총학생회의 다양한 역할 인식 필요

어느때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보여준 16대 총학이었지만, 총학 내에서의 업무가 많다보니 다양한 학생단체 및 기관의 중재 역할에서는 다소 소홀함이 있지 않았나 하는 평가이다.
예전의 학교축제는 항상 총학이 그 주축이 되어왔는데, 올해의 축제는 총학이 형식적인 주체로만 남아있었다. 이는 총학의 역량이 지나치게 축제 기간에 소모되어 그것을 방지하고자 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고, 그로 인해 총학이 다른 많은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지만, 축제준비위원과 각 학과와의 중재역할의 부재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으며, 성공적인 축제 준비에도 걸림돌이 되었다.

명예제도의 추진에 있어서도 총학의 소극적인 모습이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13대 총학에서부터 이어져 와 학교 제반의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큰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완전한 총학 내에서의 추진도, 독립성의 갖춘 위원회의 구성도 아닌 애매한 지원 방식은 분명 명예제도의 성공적 추진에 장애물이 되었다. 다른 자치단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좀 더 다양한 위치에서의 총학의 역할을 생각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단체를 바라는 것은 이상에 가까울 것이다. 어떤 부분들은 우선순위에서 제외되어 소홀히 했었다하더라도 학생들과 가까운 총학, 학생들을 위한 총학이 되기위한 16대 총학의 여러 노력들은 분명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문제는 내년 총학과의 연계이다. 총학생회장의 선출 과정에서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은 17대 총학은 구성단계부터 그리 밝은 출발을 하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16대 총학에서는 남은 임기기간동안 올해 그들이 이루어 온 일들을 바탕으로 17대 총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대표기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