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수 인터뷰> 이정림ㆍ최상일 교수
<퇴임교수 인터뷰> 이정림ㆍ최상일 교수
  • 배익현, 문재석 기자
  • 승인 2002.0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정림(左), 최상일(右) 교수
‘ 퇴임은 다른 의미의 새로운 시작일게야’
-이정림 교수

-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특별한 감회가 있다면.
갑자기 생활이 변화하는 것이라 조금 부담이 된다.
첫째로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강의가 없어지니까 그 시간에 연구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관심분야는 ‘수리적 생리학’이라는 분야이다. 생명과 교수님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잘 모르는 것 같더라. (웃음) 그리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쓸 것이다. 일흔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한게 작년 3월이다. 해보니까 좋은 것 같더라.

-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우선 수학과가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교수 숫자가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제 내가 빠지면 13명쯤 될텐데.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수학이란 학문을 활성화 시키고 다른 분야(특히 컴퓨터분야)에 수학을 보급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거기에 조금 아쉬운 점이 많다.

-특별히 인상깊었던 학생이 있다면?
많다. 그 중에 한명만 꼽으라면 학부시절에 영국 버밍엄 대학에 유학다녀온 한 학생을 꼽겠다. 그 학생이 유학마치고 포항에 돌아와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버밍엄 대학 학생들 잘하더냐고 물으니 ‘잘 못하던데요, 변변치 못하던데요’라고 대답하더라.

-재직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글쎄, 재직 중은 아니지만, 오히려 여기 이 학교가 처음 세워질 때가 기억에 남는다. 고 김호길학장과 미국 재미과학협회에 함께 있을 때부터 조기은퇴하고 포항에 와서 인재 기르자고 약속하고 그렇게 해서 포항공대를 창립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까 김호길씨가 돌아가셨을 때가 재직기간에 있었던 일 중에 가장 큰 충격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포항공대가 국제화다 뭐다 해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데, 거기에 학생들도 발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 외국 언어를 다양하게 배우고, 그 중에서도 특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라. 그리고, 학생들이 문화인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과학, 수학 같은 자기 전공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교양에 대해서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걸 명심했으면 한다.

-----------------------------------------------------------------------------------------------------------

‘적극성과 자신감 갖추는게 학문하는 자세’
-최상일 교수

-정년 퇴임을 맞이하는 특별한 감회가 있다면.
요사이 너무 바빠서 소감이라 따로 생각할 시간이 없다. 그동안 포항공대소식, 영남일보, 한국고교 신문등에 썼던 글을 모아 <소매치기도 뉴턴은 안다>라는 책을 펴내게 되었는데, 그 작업이 예상보다 많아져서 많이 바빴다.

-책은 주로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물리학의 역사에서부터 물체의 운동, 부력, 전자기, 빛, 열역학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리는 일상 생활에서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응용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주로 다루었다.

-포항공대 학생들을 평가해 본다면.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다소 적극성이 결여되어 있다. 자기가 확실히 이해가 안된 부분에 있어서 강의시간이나 office hour에 와서 질문을 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미국에서 강의하던 시절 복도에까지 앉아서 학생들이 기다렸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또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지 싶다. 새로운 문제를 접했을 때,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깊은 사고력에서 나오는데, 고등학교에서의 사고의 약화가 그대로 이어지는 듯 하다. ‘어떤 근거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가’ 하는 생각을 되풀이 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적용시킬 수 있게 습관화 시켜야 한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졸업하기 전까지 학교에 있으면서, 물론 학업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 정말 좋아하고 일평생을 걸어도 되겠다 싶은 걸 찾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정말 가장 큰 수확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자주 그리고 깊게 해야할 것이다. 또 한가지는 자기가 그렇게 선택한 분야에 대해서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자기가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국 일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게 되는 적극성과 추진력으로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천식으로 인해 몸이 조금 불편하다. 우선 미국에 있을 당시 몸담았던 노스 캐롤리나대 인근의 집에 가서 몸을 추스려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학부 1학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양자역학을 잘 이해 시킬 것인가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