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력·해외인력 참여 걸림돌···고립 자초
국제협력·해외인력 참여 걸림돌···고립 자초
  • 송양희 기자
  • 승인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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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기술 유출방지에 관한 법률’을 산업자원부에서 준비함에 따라 국내 대학 및 연구소에서도 한국 이공계의 미래에 대
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정부가 기술 유출 방지라는 이름 하에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학 및 연구소를 처벌대상에 포함하여 관리·통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연구원 개인이 각종 기술자료를 관리, 정보망 접근이 용이한 점 등 허술한 보안시스템과 주관기관의 개발기술 소유권리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연구기관과 대학의 연구결과물에 대한 관리 미흡으로 기술유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유출의 근본적 요인으로 연구인력의 보안의식 및 직업윤리 부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 말하는 첨단기술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기술이라는 명목으로 대학과 연구소의 자유로운 지식전파를 막을 수 있다며 이공계 내부에선 반대를 하고 있다. 제정호 교수(신소재공학과)는 “기술은 유출 방지를 위해 관리할 수 있으나 지식의 경우 전파되고 공유되어야 하는 것이다”며 지식 전파가 억제될 수 있는 상황을 염려했다. 또한 지식과 기술의 의미가 모호할 경우 관리 인력의 범위가 확대되고 졸업 후 관리가 용이하지 않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첨단기술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관리 대상 기술을 정하는 것 역시 자의적이 될 수 있다. 정진용 교수(전자전기공학과)는 “대학·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과제는 과제를 관리하는 측에서 대외비로 선정하는 경우에 의미가 있지, 다른 기관에서 유출제한 기술로 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정부의 개입을 반대했다.

또한 정부의 이러한 통제는 결국 국제적 협력과 해외 인력 참여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공계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국
내에는 520여개의 해외 연구소와 다국적 기업 연구센터가 있다. 특히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IT분야에서도 공동연구가 이루
어지고 있다. 제 교수는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의 기술은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경쟁이 될 수 없다. 정부의 결정은 글로벌시대에 고립화를 자초할 뿐이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연구인력의 전직과 기술유출을 동일선상에 놓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홍준 교수(전자전기공학과)는 “동종업계 전직금지 등의 사항을 포함한 보안준수 서약서 징구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에서 연구자와의 계약 시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를 법으로 제정하여 정부 차원에서 관리 하게 될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류, 도면 등 구체적 자료의 유출뿐 아니라 연구자가 가진 지식의 이동까지 통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충분하다. 하지만 첨단기술에 대한 의미도 정확히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리·통제의 대상을 대학과 연구소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자유로운 학문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관리대상 확대라는 정부의 입장은 탁상공론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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