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릴레이] 르네 마그리트전
[문화릴레이] 르네 마그리트전
  • 이홍재 기자
  • 승인 200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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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현실을 그린 초현실주의의 거장
뛰어난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가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기쁨을 주곤 한다. 평소에는 깨닫지 못하던 소소한 진리를 떠올리거나, 혹은 생활에 찌들어 메말라 있던 상상력을 자극하는 쾌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에 미술관을 자주 다니지 않았다면, 가끔 훌륭한 미술 작품을 감상해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좋은 일이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초현실주의의 거장이라 불리는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회가 그것이다. 이 전시회는 국내에서 직접 보기 힘든 거장의 실제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르네 마그리트는 대표적인 근대 초현실주의 작가이자, 초현실주의 계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 화가였다. 그의 그림은 다른 초현실주의 작가의 광기어린 그림과 달리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면이 강했으며, 그렇기에 초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실감을 줄 수 있었다.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대중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 자신 역시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르네 마그리트전은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전 세계의 수집가들로부터 모은 최대의 전시회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의 작품은 물론, 그가 스케치북이나 책의 여백 등에 끼적거린 낙서나 그가 제작한 포스터와 홍보물, 벽지, 심지어 그가 만년에 찍은 몇 편의 영화까지 전시되어 있다. 그가 벽지나 포스터 등을 디자인해 생계를 유지하던 시절 이후에도 그는 몇 점의 광고를 제작했는데, 이를 통해 르네 마그리트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그는 항상 영화를 찍고 싶어 했으나, 만년에 카메라를 구입함으로써 비로소 영화를 찍게 된 사연을 알게 되면, 그의 가족들과의 유쾌한 일상을 담은 무성영화들을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진작가 듀안 마이클이 담아낸 만년의 르네 마그리트의 모습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사진 현상 기법을 이용해 마그리트의 작품 같은 효과를 낸 사진들은 그의 실제 그림과 겹쳐 보여 깊은 인상을 준다.
르네 마그리트전은 성인 기준 1만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으며, 오는 4월 1일까지 계속된다. 가끔은 시간을 내어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