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미국의 대학신문 - MIT·하버드
[탐방] 미국의 대학신문 - MIT·하버드
  • 김주영 기자
  • 승인 2006.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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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수준의 신속한 보도와 실용적 뉴스 위주
미국 최초의 학교가 세워졌던 교육의 도시, 영국과의 독립전쟁 당시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배출했던 역사의 도시 보스턴. 지난 7월 초, MIT와 하버드대의 학생 신문사를 방문하기 위해 보스턴에 갔다. 역사가 오래되고 명문대학 학생들로 조직된 이 신문사들을 방문하여 신문 구성과 신문사 시스템을 알고 싶었다. 장점을 받아들이면 우리 신문과 신문사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자들과 우정을 나누길 원했으며, 명문 대학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MIT와 하버드대는 보스턴 시와 Charles 강을 끼고 마주보고 있는 Cambridge 시에 위치하고 있다. MIT는 보스턴에서 Harvard Bridge를 건너면 바로 위치하고 있으며, Bridge를 따라 이어지는 Massachusetts Avenue를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하버드대에 갈 수 있다.


The Tech

MIT 학생 신문사 ‘The Tech’는 학생회관 4층에 위치하고 있다. 내가 찾아갔을 때는 마침 신문사의 ‘Dinner time’이라 기자들이 모여 피자를 먹고 있었다. The Tech는 구독률을 높이기 위해 신문 수익금으로 일주일에 두 번 독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Dinner time을 갖는데, 기자들 외에는 참여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고 했다.
1881년부터 신문을 발행한 The Tech는 MIT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신문사이다. MIT의 학부 혹은 대학원 과정에 있는 학생기자들이 발행한다. 학교와는 독립된 기관이며, 기자가 외부로부터 직접 광고를 받고 그 수익금으로 신문을 발행, 신문사가 유지된다.
신문의 제호는 ‘The Tech’이다. 크기는 포항공대신문과 같이 타블로이드판이며, 20면이다. 지면은 학내뉴스·국제·여론·캠퍼스·만화·예술·스포츠·사진 등으로 구성된다. 학기 중 일주일에 두 번(화·금)신문이 발행되기 때문에 마치 일간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국제 면은 뉴욕타임스의 기사들로 구성된다. 뉴욕타임스가 작성한 기사를 신문이 인쇄되어 나오기 전 미리 받아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사를 선택, The Tech에도 그 기사가 동시에 나갈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이는 학생들이 The Tech만 보아도 국제적으로 어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게 한 것으로, The Tech가 일간지를 대신하는 실용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날씨와 영화 평점도 실리며, 예술*스포츠 면에는 그 주에 이루어졌거나 볼 수 있는 공연이나 경기를 다루고 있다.

MIT는 우리대학보다 크지만 발행 부수는 8,000부로 포항공대신문(10,500부) 보다 적다. 포항공대신문은 교내 배포보다 교외 배포가 8,000부로 훨씬 더 많은데 반해 The Tech은 외부로 발송되는 부수가 200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The Tech의 지면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실용적이고 관심을 끄는 아이템들로 구성되고 있다.
The Tech의 Production Editor인 Austin Chu는 학교의 정책과 결정, 학내 유명인사, 동아리 활동, 동아리 연합회와 총학생회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The Tech가 학술을 많이 다루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공대다 보니 학술 쪽을 강조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라며 “대부분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에 대해서만 다루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읽는 것 같다”라고 했다.

The Tech에는 소속된 기자 수가 많기 때문에 업무와 맡은 지면에 따라 일의 분담이 잘 되어 있다. 부서장 격으로 Chairman은 외교적인 업무, Editor in Chief은 지면 편집, Business Manager는 광고 수입 관리 등을 맡고 있다. 기자들은 뉴스 스텝, 제작 스텝 및 각 지면 담당 부서(여론*스포츠*예술*사진*캠퍼스*경제*기술)에 소속되어 있다. 퇴직한 기자들은 Advisory Board에 소속되어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취재 거리는 편집상황판을 이용하여 찾는다. 편집회의는 Editor들끼리 모여 하며, 회의 후 Editor들은 맡은 기사를 부서에 소속된 기자 중 쓰고 싶은 기자가 쓸 수 있도록 한다. Austin Chu는 신문을 만들고자 하는 스텝을 많이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많은 기자들이 저널리즘이 좋아서 신문사에서 계속 활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The Tech 기자들과 약 2시간 동안의 시간을 가졌다. Planetary Science를 공부하고 있다는 Marissa, 차분하게 신문 지면을 편집하고 있던 Austin Chu, 재미교포이며 신문사에서 광고 수입을 담당하고 있는 Ted Kang, 그 외의 기자들과 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The Harvard Crimson

The Tech 방문 이틀 뒤 오후 2시경 대학 근처 Plymton street에 위치한 ‘The Harvard Crimson’ 사옥을 찾아갔다. 빨간 벽돌에 담쟁이덩굴이 덮인 아담한 건물이었다. 사무실에서 Editorial Editor인 Plekvaolo Barbierp를 만나 이들이 만드는 신문과 신문사 조직에 대해 물어보았다.
The Harvard Crimson은 1873년 창간되었으며 J. F. 케네디가 한 때 Editor이기도 했다. 학교와 독립적인 기관이며, 광고 수입으로 신문사를 운영한다. 학기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조간신문을 발행한다.
제호가 ‘The Harvard Crimson’이며, 일간지처럼 대판이고 10면 5,000부를 발행한다. 발송은 하지 않고 Web에 기사를 업로드하여 학외 사람들도 기사를 볼 수 있게 한다. 학교 학생들을 주로 독자로 하며, 이 외에도 교직원과 전 세계에 있는 졸업생들이 독자층이다.

뉴스와 여론 면이 신문의 기본이고 나머지 섹션들이 적절히 실린다. 월·목·금요일에 각각 스포츠, 주말 매거진, 예술 섹션을 부각시켜 다루는데, 이들을 15분 만에 읽을 수 있다고 하여 ‘15minutes’라 부른다. 월요일에 스포츠를 많이 다루는 이유는 토·일요일에 많은 스포츠 경기가 이루어져 그 결과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목·금요일에 주말 매거진과 예술을 부각시키는 이유는 주말에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The Tech에서와 마찬가지로 일간지(Associated Press)와 계약을 맺고 국제적 기사를 다루는 것은 신문의 실용성을 보여준다.

기자 수가 총 200명 정도이다. 2명의 Chairman, 6명의 Manager, 50명의 Editor와 그 외 기자들이 있다. Chairman은 회의를 주재하며 다음날 신문의 발행을 책임진다. Manager는 각 페이지를 책임지고 있으며, 기사를 배분하고 지면 편집을 한다. Manager들은 중요한 기사거리가 있을 때 Editor에게 기사 작성을 지시한다. 또 Editor가 중요한 기사거리를 발굴하여 기사 작성 여부를 문의하면 여기에 대한 지시를 내린다.
Editor 이상의 직위를 가진 기자들은 회의 시간에 여론 면에 어떤 기사를 실을 것인지 논의한다. 특정 사건과 이에 대한 신문의 입장이 제안되고, 이것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다음 찬반 투표를 한다. 회의는 일주일에 3번(일·화·목) 이루어진다. 이것은 보통 일간지에서 논설위원들이 사설 주제를 정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포항공대신문이나 The Tech는 회의 시간에 어떤 기사를 실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반면에, The Harvard Crimson에서는 학내 주요 사안에 대한 신문의 입장을 정리한다. 기사 발굴 및 작성은 각 지면을 맡은 Manager 선에서 이루어진다.
자신의 방에 “불만이 있으면 주저 없이 말하세요”라고 적어놓은 Editor Plekvaolo는 나의 서투른 영어 인터뷰에 천천히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Plekvaolo는 The Harvard Crimson이 모두가 서로를 알고 함께 일하고 즐거움을 공유하는 유쾌한 공동체라고 했다.


탐방을 마치고

이 두 신문사가 발행하는 신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신속한 보도를 들 수 있다. 그날 있었던 일 혹은 그날 필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회와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에 적절하다. 또한 국제 뉴스를 다루고 영화 평과 주말의 공연 정보 등을 싣는 실용성이 돋보였다. 이 신문사들은 학내의 일반적인 독자들이 일간지를 대신해서 보아도 좋을 정도의 신문을 만들고 있었다.
현재 포항공대 신문은 2주 혹은 3주에 한 번 발행된다. 따라서 위 두 신문보다 보도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 대신 우리는 위 두 신문에는 없는 기획 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이면 포항공대신문 발간 20주년을 맞는다. 포항공대신문이 학내 언론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으며 우리대학의 환경에 맞게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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