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우리대학 동문 황대희 교수
[일촌맺기] 우리대학 동문 황대희 교수
  • 정현철 기자
  • 승인 2006.10.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부 시절 다양한 문화 접해보길
- 우리대학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2003년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약 3년 동안 시애틀에 있는 Institute for Systems Biology(ISB)에서 Post-Doc. 과정을 밟았다. 연구소에서 나올 즈음 미국과 한국에 적당한 교수 임용 자리가 있는지 알아보던 차 MIT 선배이신 정규열 박사님(우리대학 화학공학과 교수)께 POSTECH에서 새로 교수를 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지원을 결심했다.

- 연구분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96년부터 98년까지 우리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때는 전공이 공정 관련 분야였으나, MIT 박사과정에 들어갈 때는 진로를 바꾸어 시스템생명공학을 전공했다.
시스템생명공학은 연구 방향에 있어서 기존의 생명공학의 연구 방식과는 차이를 보인다. 1970년대 들어 유전자를 분석하고 이를 조작하는 기구들과 기술이 발명되면서 생명공학은 1990년대까지 하나의 단백질, 또는 하나의 유전자에만 초점을 맞춰 연구가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어떤 질병에 대해 분석을 할 때 연구자들은 어떤 유전자 또는 단백질이 발현되었기 때문에 병이 유발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세우고, 이를 제거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를 탐구하여 자신들의 가설을 확인했다. 그러나 우리 몸에 있는 유전자 또는 단백질은 그렇게 단독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인자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표현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접근방식은 현상을 부분적으로만 해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설계된 의약품의 부작용이나 낮은 효율성과 같은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시스템생명공학은 단백질 또는 유전자들의 총체적인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주된 연구 방식은 어떤 생명현상과 관련된 인자들을 모두 찾아내어 이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관련인자를 찾아보는데 필요한 고성능의 Biological system과, DNA microarray 등의 분석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때로는 GB(giga byte)단위까지 축적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Computation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우리대학 생명과학과 교수 몇 분과 광주과학기술원 등과 공동연구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가 주로 맡게 될 분야는 Data generation과 Computation이다.

- 1990년부터 98년까지 우리대학에 머물렀는데 당시와 현재 학교 분위기에서 차이가 있다면
이곳에 다시 와서 가장 처음으로 느꼈던 것은 “나무들이 많이 컸구나”라는 점이었다.
학생들의 모습도 그때와는 사뭇 차이가 있는 듯하다.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태도가 특히 눈에 띈다. 또한 당시에는 78계단을 올라가는 학생들의 어깨가 축 쳐져 있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지금 학생들은 계단을 올라가는 발길이 매우 가벼워 보인다. 당시보다 시설과 학업 분위기 면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도 볼 수 있지만, 그보다도 학생들의 모습이 한층 더 쾌활해지고 학내 분위기가 전에 비해 더 다양성을 띄게 된 점이 인상깊다.

-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학부시절 때 이런저런 활동에 참여하고, 특히 포항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에 들어 칠포에서 사람들과 같이 즐겼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다른 대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문화나 환경을 접해보기 힘들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는데, 이는 지금 학생들에게도 공통적인 고민거리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일상에만 갇혀있지 말고, 많은 시도를 통해 교양을 쌓으며 정신적으로 더 성숙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를 바란다.
한 가지 더 전하고픈 말은 “학생들이여, 꿈을 가져라”이다. 이번에 입시 관련 일로 고등학생들 면접을 해 보니 모두들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는 점이 인상깊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몰라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공부하면서 점점 자신의 꿈과 이상에 무관심해지는 것 같다. 자신의 실력과 가능성을 한껏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평소에 책을 많이 읽으면서 앞으로 찾아올 기회에 대비하는 POSTECH 학생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