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 박상훈(화학공학과 석사 91학번, 새 생명 특허법률사무소)
일촌맺기 - 박상훈(화학공학과 석사 91학번, 새 생명 특허법률사무소)
  • 노지훈 기자
  • 승인 2006.05.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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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하는 분야의 사회 변화에 관심 가져야
희망하는 분야의 사회 변화에 관심 가져야
▲ 지난 19,20일 이틀간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동문 별리사 초청 지적재산권 세미나
- 변리사로 진로를 전환하게 된 계기는
90년대 후반 병역특례로 회사를 다니던 시절 우리나라는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이 활발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다니던 회사도 다른 회사에 인수됐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아마 기술직에 종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나 스스로 개발자로서는 한계 같은 것을 느꼈다. 일을 하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다른 진로를 찾으면서 인문계열의 일들이 좀더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벤처 붐과 함께 특허출원, 기술거래, 그리고 가치평가 등이 활발해지면서 변리사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알게 됐다.
- 변리사 준비과정은
요즘에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강의도 생기고 있지만, 변리사를 준비할 때는 변리사라는 직업 명조차 대학생들에게 생소한 단어였다. 대학강의가 있을 리 만무했다. 변리사 시험에 대한 준비는 학원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학원에서는 현직에 있는 변리사들이 강의를 했으며,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을 통해 변리사 시험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로스쿨 제도 도입 후 변리사 직업의 전망은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 이공계인들도 법조계에 입문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생기는 것이다. 로스쿨이 어떤 식으로 정착하느냐에 따라 변리사 직업의 전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변호사는 광대한 법의 범위와 같이 변리사가 하는 일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고 있다. 로스쿨에서 전문성이 강화된 변호사들을 양성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변리사 시험의 비중은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변리사가 맡고 있는 업무의 중요성이 낮아진다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만 매년 20만 건의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식재산권이 중요해지면서 국가간 특허소송과 기술이용료에 대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특허출원 및 특허침해소송과 관련한 사건들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다.

- 이공계생의 타 분야로의 진출에 대해서는
4년간 공과대학교에서 과학과 기술을 배웠다고 해서 자기 스스로를 엔지니어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너무 빨리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다만 ‘공학적 학부과정을 통해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다른 분야로 이공계생이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공학적 지식만을 가지고 다른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부족하다.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한다면 학부 때부터 그 분야와 관련한 사회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재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몇 년 전 변리사시험을 준비할 때 막연히 사법고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사법고시가 아닌 변리사 시험을 준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사법고시에 도전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자신을 믿고 겸손한 마음으로 도전하면 된다고 믿는다. 뜻이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다만 요즘 젊은 층에서 편한 일만 찾는 태세는 옳지 않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쉽고 편한 것은 없다. 자신을 돌이켜 보면 대학시절이 편한 시절이었다. 열린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