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릴레이]재즈
[문화릴레이]재즈
  • 이형연 / 수학 02
  • 승인 200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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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음악적 표현 예술이다. 재즈는 인간의 삶의 기본 리듬이고, 사람의 가치에 대한 현대적인 재평가이다.
재즈를 듣고 재즈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미국인들의 문화를 배우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재즈는 전적으로 미국 태생의 예술이다. 대부분의 나라는 자기 나라 혹은 민족 고유의 문화가 있고, 오랜 시간동안 그들끼리 이뤄 온 역사이지만 미국의 문화는 여러 민족이 모여서 짧은 시간에 우리 모두의 문화를 만들었다. 미국의 문화는 흡수력이 강하고, 배제성이 적으며, 개방적이고 편견이 적다. 또한 사람 개개인을 매우 중요시하고, 그들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한다. 이런 미국인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재즈라는 예술의 장은 당연히 그들과 매우 닮아있다.
재즈가 미국의 문화라는 이유로 전혀 동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어쩌면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우물에서 우리의 습관에 젖은 나머지, 한국문화를 온몸에 두르고 모든 지구인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미국의 문화 - 우리들의 더 보편적인 본연의 모습, 사람의 문화 - 를 밀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종종 어떤 이들은 미국의 문화에 심취한 이들을 보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었다느니, 사대주의라느니 편협한 생각을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한국인이기 전에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모습이 상당히 한국인의 특성을 담고 있다고 하지만, 아마 우리 모습의 99% 이상은 한국인이 아닌 인간의 특성일 것이다. 따라서 재즈에 심취하는 것은 자기 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더 본연의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더욱이 미국에서 태어난 재즈예술은 상당히 사람을 닮아있고, 어떤 집단성이나 민족성을 가장 적게 내포하고 있는 문화이다. 아무래도 붉은색 혹은 푸른색의 도화지보다는 흰색의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서 편견 없이 우리의 모습을 더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즉흥성이다. 음악적으로 아주 기본적인 것만을 약속하고(때로는 그런 약속마저 없다) 그들 각자의 언어를 쏟아낸다. 이런 특징은 음악가와 관중에게 다양한 표현의 자유 혹은 감상의 자유를 선물한다. 그래서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능동적이고 자신의 자유를 만끽할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즉흥성으로 인해 재즈 음악은 다양성을 가진다. 대만인 피아니스트와 콩고출신 드러머, 러시아 출신 색소포니스트와 호주출신 베이시스트가 모여도 재즈음악을 연주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뿐더러, 이들의 음악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언어는 더욱더 그들의 팀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재즈의 즉흥성과 다양성은 재즈가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예술에 치중하도록 한다. 재즈는 상업성과 포퓰리즘을 앞세우기 보다는 좀 더 진실한 것에 가치를 둔다. 때로는 그 모습이 이해가 안 되고 지루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시각예술이 가지는 특징과 비슷한 것이다. 이런 예술의 특성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음악과는 다르게 재즈 음악 감상이 더욱더 흥미롭고 가치 있는 항해가 되도록 한다.
재즈를 즐기는 방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즈에 관심있는 이들을 위해 사이트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http://www.shumtoh.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