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NUS(싱가포르국립대학) 김희웅 교수를 만나다
[일촌맺기] NUS(싱가포르국립대학) 김희웅 교수를 만나다
  • 정현철 기자
  • 승인 2006.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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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동문, 아시아 정상대학 교수 되기까지
- 아시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대학에 어떻게 일찍 교수로 채용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 간의 경력과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88년 이곳 POSTECH 산업경영공학과(당시 산업공학과)에 입학하여 92년에 학사 학위를 받고 94년에 석사를 마쳤다. 그 후 서울로 올라가 KAIST(지금의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하여 98년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98년에서 99년까지 미국 MIT 경영대학원에서 1년 4개월 동안 Post-Doc.으로 있으면서 경력을 쌓았다. 병역은 미국에서 Post-Doc.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2년 반 정도 회사 근무를 하는 것으로 마칠 수 있었다. 당시에도 병역특례제도가 지금처럼 잘 되어 있어서 박사특례를 택했는데, 지금의 LG CNS에서 인포메이션 컨설팅을 맡아서 경력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교수가 되기를 일찍부터 희망했던 터라, 특례를 마칠 즈음 교수로 채용될 수 있는 자리를 알아보던 중 2001년에 우연히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태지역 정보시스템국제학회에 참가할 일이 있었다. 그 곳에서 NUS 정보시스템 학과장을 만났는데, 마침 정보시스템학과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지원을 결심했다. 원서를 접수한 뒤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2박 3일간 NUS 캠퍼스를 방문하여 심사를 받은 후, 최종적으로 선발되었다. 병역 의무가 거의 끝날 때 교수로 채용되어 공백 기간이 없었으니 상당히 운이 좋았던 셈이다.

- MIT를 어떻게 들어갔는지, NUS에서 강의는 물론 영어로 진행할 텐데, 영어는 어떻게 준비했는지?

MIT 대학원에 학생 신분이 아니라 Post-Doc.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특별히 GRE와 같은 영어시험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석사*박사과정 때 연구실적을 잘 관리해두었는데, 이것이 MIT 경영대학원에 들어가는데 크게 작용했다. Post-Doc으로 들어갈 때는 해외대학에서 학과 성적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석*박사과정 때 어떤 실적을 쌓았는지, 그것이 자신들의 연구 방향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어는 석사과정 때 토익과 토플을 준비하는 수준이었고, 박사 때는 비디오를 보면서 공부를 했다. 유학생활 초기에는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 힘들었지만, 역시 영어권 사회에서 여기 저기 부딪히고 다쳐가며 영어를 사용하다보니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익힐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이 이공계에서 공동연구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공대생들에게 영어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교수가 되는 길처럼 학계로 들어가는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기업에 들어가더라도 외국계 기업들과 일할 기회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 영어를 못하면 명문대학을 졸업하더라도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 해외유학에 대해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면

학생들은 유학비용이 부담되어 꿈을 접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돈이 생각 외로 많이 안 든다는 점이다. 공학과 이학 계열의 경우 미국 대학들을 포함한 세계 여러 대학들이 뛰어난 장학금 제도를 갖추고 있다. NUS와 같은 경우도, 일단 국립대라 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도 있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선발을 통해 학비와 생활비를 지급받는 특별장학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인도 출신의 한 박사과정 학생을 맡고 있는데, 메달 NUS에서 받는 장학금이 US $2,500이다. 이 학생은 학교에서 받는 장학금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충당할뿐더러, 장학금의 일부를 저축해서 유학할 때 진 빚까지 갚았다.
유학의 이점은 무엇보다도 넓은 시야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즈음에는 각종 매체가 발달하여 집에서도 해외논문을 읽을 수 있지만, 국내 학계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과학기술 선진국에서 해외의 학자들과 교류하며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최근 연구의 경향을 살피는 것은 장래 이공계 엘리트가 될 POSTECH 학생들이 한번쯤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권에도 이공계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여러 대학들이 있다는 점도 학생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중국의 베이징대와 칭화대, 일본의 도쿄대, 그리고 우리 NUS를 비롯한 많은 대학이 막대한 연구비 투자와 우수한 교육*연구 환경으로 미국의 유명 대학에 뒤지지 않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제, 과학, 학문의 중심이 서서히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학을 바라는 학생들이 아시아권 대학도 한번쯤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 POSTECH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현재 NUS에서 정보시스템학과 3학년 학생들을 맡고 있는데, 학생 수가 140명 정도 되어 교수가 학생 한명 한명을 알기 힘들며, 수업시간에도 상호 간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힘들다. POSTECH은 학부생이 학과별로 학년 당 평균 30명 정도 밖에 안 되지 않은가. 학생과 교수가 서로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효과적으로 강의가 진행된다는 점은 매우 놀라웠다. 대학원생들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언제든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소수정예를 표방하는 POSTECH이 지닌 매력이다. 그리고 학부생 연구 참여 또한 눈에 띤다. 세계 어느 명문대학을 둘러보아도 학부 때부터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학은 그리 많지 않다.
이처럼 POSTECH은 정말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춘 곳이다. 그렇지만 지방에 있어서인지 학생들에게 도전의식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한국에도 이곳 POSTECH을 비롯해 여러 우수한 대학이 있지만, 석사나 박사과정 때, 혹은 그 이후에라도 부지런히 해외로 진출하여 더욱 넓은 시야를 갖추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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