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과학콘서트'저자 정재승 교수] 과학도 영화처럼 즐길 수 있어야
[인터뷰- '과학콘서트'저자 정재승 교수] 과학도 영화처럼 즐길 수 있어야
  • 김주영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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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콘서트’를 쓰게 된 계기는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과학동아’ 잡지가 발간되었다. 물리 선생님께서 잡지의 가장 재미있는 기사를 요약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써오라는 숙제를 내 주셨는데, 잡지를 읽으며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이 아닌 실제 연구하는 과학을 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물리를 전공하고 박사 후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유학하는 동안 Nature나 Science 등의 잡지를 읽고 사회 현상을 다루는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매우 참신한 연구로 느껴졌다. 대중들이 물리학자가 연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주말마다 잡지와 논문에서 자료를 수집하여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과학 콘서트’가 성공하게 된 이유를 들자면

과학 콘서트는 동아일보에서 2001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고, MBC ‘행복한 책읽기’의 테마북으로 지정되는 등 사회가 줄 수 있는 많은 혜택을 받았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과학서적들이 보여주지 않은 방식으로 과학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다’, ‘차가 밀릴 때 왜 내가 선 차선만 차가 밀릴까?’ 등 일상생활과 접목된 과학을 다루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더욱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과학자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과학자가 연구를 통해 지식을 얻으면, 이것이 기술화되어 대중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과학 기술을 과학자와 대중이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과학자는 연구를 열심히 하고, 그것을 쉬운 용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대중 또한 과학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대중이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과학자가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책이나 글, 강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과학자가 일반인들과 만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웹저널 크로스로드의 제작 방향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과학적 사실보다, 그 연구 결과과 현재 사회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가 아닐까 한다. 크로스로드에 과학자와 일반인들이 ‘과학’이라는 주제를 즐기고, 비전과 세계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했다.

크로스로드 제1호에 ‘30년 후에도 살아남을 기술은?’이란 글을 썼는데, 그 글에 라디오, 자전거와 같이 인류 생활의 한 형태로 만들어 놓은 기술이 오래 유지된다는 나의 생각을 담았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난 후 그것의 제작과정 보다는 영화를 보고난 후의 감상을 이야기 한다. 과학도 영화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