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가진 대학원생 위한 논의 필요
아이 가진 대학원생 위한 논의 필요
  • 김주영 기자
  • 승인 20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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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달력만 보아도 가까이 있는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 달이다. 학내 모든 학우들이 가족을 떠나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몇 몇 학우들은 기혼자 대학원 아파트에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가꾸어 가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교내 대학원 부부들이 학교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작년 2월에 결혼한 김윤정 (전자/ 통합 5년)·신문수(산경/ 박사 4년) 학우를 만나보았다.


두 학우는 대학원생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평소 아침 9시~10시에 Lab으로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한다. 주말에도 Lab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매일 저녁을 집에서 같이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아이는 없으나 육아 문제를 고민하고, Lab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에 신경 쓰고 있었다.

김 학우는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육아 문제라고 했다. “아이까지 키우면서 대학원 생활을 하기 힘들 것 같아요. 공부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졸업이 늦어질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학교는 상대적으로 여자 대학원생 수가 적고 특히 아이가 있는 여자 대학원생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이들을 배려하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 학우는 “아이를 가진 여자 대학원생에 대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나 이와 함께 같은 일을 하는 동료라는 의식이 중요하다”며 아기를 가졌을 때 Lab 동료들과의 일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신 학우 또한 많은 학우들이 아이를 가진 여성이 가정에 신경을 쓰다 보면 일에 소홀해 지기 쉽다고 으레 짐작하기 때문에 Lab 동료들이 아이를 가진 여성과 같이 일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러한 점에 있어 합리적인 논의는 필수적이다. 출산 휴가 기간을 정해 놓는 등 아이를 가진 대학원생을 어느 정도까지 배려해야하는지 정해 놓고 논의에서 제외된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동료로써 동등한 대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학우 모두 학내 복지 여건에 만족하고 있었다. 김 학우는 “대학원생 아파트가 둘이서 생활하기 편리하다”며 “결혼하고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을 부리진 못했지만 관리비도 저렴하고 치안도 잘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신 학우는 “아이가 생기면 돈이 부족할 것 같지만 지금은 모든 생활비를 장학금으로 충당하고 있고 아껴 쓰니 둘이서 살기에 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두 학우 모두 부모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며 입을 모았다. 김 학우는 “집에서 김치와 각종 밑반찬을 보내주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주위에서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학우들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학교는 모든 대학원생들이 학내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집에 있다가도 전화를 받고 실험실로 뛰어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 학우는 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생활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특히 타대학에서 수학하다 우리 학교 대학원 과정을 밟는 학우들은 주위 환경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Lab과 집에서만 일과를 보내는 등 여가 시간을 만들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 학우는 Lab의 후배가 오랫동안 결혼하기를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배우자가 대학원생 아파트로 와서 함께 생활할 경우 주위에 아는 사람이 없어 외로울뿐더러 대학원생이라는 직업 상 자신이 많이 챙겨줄 수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학원생들이 학업과 함께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김 학우는 저녁은 남편과 함께 집에서 먹지만 점심 만큼은 Lab 사람들과 함께하고 많은 시간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이에 신 학우는 그런 면에 있어 자신이 배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웃었다. 가정을 꾸려 나가는 데에 있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