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철·김순현 대학원생 부부
[인터뷰] 김현철·김순현 대학원생 부부
  • 기석 기자
  • 승인 20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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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고 불규칙한 퇴근이 육아에 가장 큰 장애
-하루에 여가시간은 어느정도 되며 어떻게 사용하는가

순현 : Lab의 일이 바쁘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많지는 않다. 저녁식사 시간을 포함해 2시간 가량이며, 그 시간 동안에는 집에 돌아와 저녁식사 준비와 집안 정리·청소·빨래 등을 한다.

현철 : 식사 준비는 항상 아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둘 중 한명이 식사 준비를 한다면 다른 한 명은 그 시간 동안 청소를 한다. 식사시간 외에도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그냥 랩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말은 어떻게 보내는가

순현 : 차를 끌고 시부모 댁으로 아이를 보러 간다. 매주마다 가는 것은 아니고 2주에 1회 꼴로 간다. 아이를 보러 가지 않으면 빨래를 비롯한 밀린 집안일을 한다. 주말이라 해도 대형할인점이나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일 외에는 캠퍼스 바깥으로의 외출은 자주 하지 않는 편이다.


-칼텍과 같은 경우 기혼자 대학원생을 위한 유아 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하는데, 우리학교도 이런 시설이 갖추어진다면 이곳에 아이를 맡길 의향이 있는가

현철 : 칼텍과 같은 유아 보육환경이 갖춰진다면 한번 고려해볼 의향은 있다.

순현 : 만약 그러한 시설이 갖춰진다 하더라도 여건상 힘들 것 같다. Lab에서의 퇴근 시간이 10시 이후로 늦은 편인데다가 그마저도 고르지 못하다. 새벽 1, 2시에 Lab에서의 일이 끝나기라도 한다면 보육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도 힘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아파트가 Lab에서 가까워서 간혹 교수님께서 전화로 호출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Lab에서의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시간을 많이 뺏기는 편인가

현철 : Lab의 일이 바쁜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공학부는 학부과정이 없기 때문인지 조교 등의 일로 시간을 뺏기지 않아 다른 Lab보다 시간이 많은 것 같다. 또한 내가 있는 Lab은 주5일제가 적용되기에 주말이 보다 더 여유롭다.

순현 : 그러나 모든 Lab에 주5일제가 적용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남편은 주5일제이지만 나는 토요일에도 Lab에 나간다. 몇몇 Lab에서는 연구가 급할 때에는 일요일에도 부르는 경우가 있다.


-타 대학의 Lab과 비교해보면 어떤가

현철 : 아내는 계속 우리학교 Lab에서 연구를 해왔다. 나는 다른 대학의 Lab에서 연구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우리대학의 Lab은 여러 방면에서 여건이 좋다. 앞서 얘기했지만 환경공학부에 학부과정이 없는 탓인지 조교 일로 시간 뺏기는 일이 없다. 연구 외의 일로 교수님으로부터 호출은 거의 없으며, 과제의 양이 많은 Lab이 있다 하지만 내가 있는 Lab은 많지 않은 편이다. 연구환경이 특히 뛰어나 연구의 질이 타 대학 Lab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우리대학의 Lab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나오는 월급은 생활하는데 충분한가

순현 :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이긴 하지만 각종 보험에 지출되는 돈과 아이가 있기 때문에 지출되는 돈을 생각하면 부족하다.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집안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해결한다.

현철 : 하지만 기혼이기 때문에 돈이 더 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미혼이어도 보험에 나가는 돈은 결국 똑같고 아이 때문에 나가는 돈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니까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밖에 돈이 더 나가는 것이라면 어버이날에 미혼자보다 선물 비용이 2배가 든다는 것 정도?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대학원생의 생활환경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현철 : 칼텍과 같은 유아시설이 갖춰진다면 아내는 힘들 거라고 얘기했지만 나는 아이를 직접 기르고 싶다. 낮 동안에 아이를 돌보는 대신 밤 늦게까지 Lab에서 일을 하는 희생을 치른다면 아이를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대학도 기혼자의 아이를 위한 유아시설을 확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