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반생명과학 담당 류성호(생명) 교수
[인터뷰] 일반생명과학 담당 류성호(생명) 교수
  • 이창근 기자
  • 승인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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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주도적 수업… 창의적 의견 나눔의 장 되었으면"
일반생명과학 과목은 한 학기동안 4명의 교수가 나눠서 수업을 담당한다. 그 중, 세포·신경부분을 담당하는 생명과 류성호 교수를 만나 이번 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학생토론수업에 대한 취지와 기대 등을 들어보았다.

- 이번학기부터 토론식 수업으로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학교에는 물리, 화학, 수학 등의 기초필수과목이 있는데, 이 과목들을 책임지는 교수들이 모여 1학년 수업에 대해 평가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많은 교수들이 대학교 학생에게 고등학교와 비슷한 규격화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으며, 이제는 학생이 주도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생명과는 작년 가을부터 이러한 수업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우리는 긴장감과 활력이 있는 수업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수업은 교수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학생들의 참여를 기대할 수 없으며, 창의력이 길러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업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두려고 했으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토론식 수업을 만들게 되었다.


- 토론은 어떻게 준비하도록 되어 있는가

학기 초, 한 학기동안의 발표자, 진행자, 평가자, 발표할 범위 등을 정했다. 발표할 범위마다 몇 개의 예시 주제가 주어지는데,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토론주제를 뽑아야 한다. 이 때,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한 논제들이 토론하기에 타당한지, 객관적인 자료들만 보여주는 주제는 아닌지에 대해 교수나 조교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발표를 하기 2주 전까지는 발표를 할 주제를 선정하도록 했으며, 1주 전에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조교들에게 리허설을 하게 하는데 이 때 진행자도 참석하게 되어있다. 리허설을 통해 조교들은 전체적인 흐름이나 잘못된 자료 등을 수정하고 내용을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그 후 강의지원시스템(eclass/)에 요약문을 올려 학생들이 발표할 주제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하고 토론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이러한 수업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몇몇 생명과 교수는 이런 토론수업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소외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노력한 것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일이든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과도기적인 문제가 없을 수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토론수업을 볼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발표자와 진행자가 얼마나 학생들을 잘 이끌어서 토론을 이끄느냐와 토론자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주제에 대해 고민을 했는가에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토론주제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이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의 수준차로 인한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다.


- 앞으로 토론수업이 어떻게 되길 바라는가

몇 년 전부터 내가 맡은 대학원 강의에서는 일반생명과학 과목과 같이 40%정도를 토론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 대부분이 만족하는 것 같다. 이러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학생들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예상외로 좋은 발표와 진취적인 토론이 이루어져서 지금은 나 자신도 만족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반생명과학 수업도 꼭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아직 학기가 시작한지 몇 주가 지나지 않아 평가를 내릴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잘 해주는 것 같다.

이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주제와 창의적인 의견,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서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내야 할 때이며, 이러한 학생이 중심이 되는 토론수업이 일반화 될 때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