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아인슈타인이 남긴 상대성을 찾아서
100년전 아인슈타인이 남긴 상대성을 찾아서
  • 박병재 / 물리 석사과정
  • 승인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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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현대물리학의 아버지인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지 100주년이자, 그의 사후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해 UN은 올해를 ‘세계 물리의 해’로 정하고, 각종 과학행사가 각국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포항공대에서 국내 첫 기념 강연회가 열렸다. 아인슈타인의 삶과 연구를 시작으로 그의 업적 그리고 상대성이론 이용 분야에 대해 연계하여 강연이 이루어졌다. 실로 20세기에 물리학 업적을 살펴보면 상대성이론이 준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우주론, 반도체, 우주탐사기술, 원자력 등은 상대성이론이 낳은 산물이다. 요즘 이공계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 물리의 해’를 통한 이번 기념 강연은 사람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삶과 연구에 대해 시작된 이번 강연에서는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이야기와 그의 업적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도 많이 참가해서 들었는데, 별 공부를 하지 않아도 높은 점수를 따내며, 모든 걸 아는 천재라 생각했던 아이들은 그의 노력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의 ‘카드 쌓기’ 일화 속에서 그의 끈기와 인내심은 많은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배워야 하는 부분이었다. 어렸을 적에 아인슈타인이 동생과 카드 쌓기 놀이를 했는데, 무려 14층 높이까지 쌓았다고 한다. 그 정도 높이까지 쌓기까지 무수한 실패도 경험하였을 텐데, 그런 모습은 훗날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시절에는 수업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며 당시의 최신 이론들에 대해 독자적으로 공부하였다고 한다.

주로 오전에는 그의 삶과 그가 당시의 갈릴레이와 뉴톤의 역학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던 상대성이론과 우주론에 대한 쉬운 설명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연사들이 행사의 정해진 시간으로 인해 준비한 다른 좋은 연설이 건너뛰게 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다.

오후에는 상대성이론과 연계된 SF문학, 미술, 영화, 애니메이션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실로 상대성이론이 불러온 영향은 대단했다. 모든 움직임이 상대적(상대성)이며, 속도가 일정한 상태로 움직이는 물체에 제한됐다(특수)는 의미로 사회*문화적으로 일으킨 파장이 현대 20세기, 21세기 판도를 변화시켰다. 상대성이론을 통해 제시된 원자폭탄의 개발은 당시 SF작가들의 상상력에 많은 기여를 하였고, 그 이론을 통해 밝혀진 여러 법칙과 의미들이 인간의 문명을 보는 눈을 변화시키며, 문학이라는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하였다. 미술에서는 우리가 4차원 세상의 그림자인 3차원의 사영을 보고 시간과 공간을 판단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4차원의 형상을 나타내려는 시도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피카소의 경우 한쪽 얼굴에 눈 속에 눈이 있는 영상은 4차원의 3차원 투시도를 암시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관점을 통한 통찰이 우수한 창조물을 만들어냄을 알 수 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시간과 공간을 섞은 제작물이라는 걸로 이해하면 상대성 이론과의 관계를 찾아 볼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스틸 사진으로 이루어져있고, 인간이 지각하지 못하는 순간에 공간에서의 동작들이 이루어진 모습이 상대성이론과 다를 것이 없다. 또한 SF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이런 시간과 공간을 이미지로 직접 재현하기 때문에 과학과의 만남이 더욱 흥미로운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보면 과학의 대중화를 통해 현재 맞고 있는 이공계 위기를 타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볼 수가 있다. 현재 많은 청소년들이 수학과 물리의 어려움만으로 이공계를 기피하고 있지만,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것만큼 강력한 자극제는 없다고 생각된다. 과학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쉬운 강연을 통해서 복잡한 식에 의한 학문 자체만이 아니라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끝으로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오직 일생을 물리학 연구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으며, 부지런한 천재로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론으로 원자폭탄 개발이 시작되자, 평화주의를 외쳤고,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학대 받는 자의 편에 서는 윤리성을 갖춘, 또한 바이올린 연주를 좋아하는 과학자였다. 앞으로도 물리학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주 많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자란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창의적인 발상과 교육이 새로운 것을 만들고, 끈기와 인내심이 그것을 뒷받침 할수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과학도인 우리와 우리 후배들이 닮아야 할 상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부지런함 속에서 창의적 생각, 다양한 실험과 토론 그리고 학제 간 연구를 통해, 또한 이러한 행사를 통한 과학 대중화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