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용자 교육과 도서관 활용 교과목 이수 필요
다양한 이용자 교육과 도서관 활용 교과목 이수 필요
  • 강진은 기자
  • 승인 2004.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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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보고(寶庫) 아닌 독서실로 전락케한 이용자 의식 개선되어야
청암학술정보관이 개관한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다. 네모 반듯한 건물 일색인 학교에 들어선 웅장하고 감각적인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은근한 자랑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이 멋진 도서관이 굳이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학술정보관’으로 나선 것은, 종래의 종이책을 모아둔 서고에서 한 걸음 나아가 다양하고 풍부한 종류의 정보를 수집 및 제공하고 새로운 학술 창출의 심장부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과연 그 의지와 얼마나 닿아있는 것일까?

현대 도서관의 일반적인 업무 조직은 수서, 정리, 열람, 참고업무, 관리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 나고 학술이 창조되는 진정한 학술정보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도서관측과 이용자 간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되며, 그에 해당하는 사항이 바로 참고업무 부문이다.

외국 선진 대학들의 경우에는 도서관측에서 이용자들을 돕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 도서관 활용을 배우는 교과목을 필히 이수하도록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Caltech의 경우 8주 과정의 Instructional Sessions을 운영하며 CLS(Caltech Library System) Course를 제공하여 모든 학생들이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Plattsburgh에서는 LIB101로 학수번호를 가진 과목이 개설되어 Caltech과 마찬가지로 모든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청암학술정보관에서는 레퍼런스 서비스의 일환으로 도서관 견학, 도서관 오리엔테이션 워크숍, 학술 정보 활용 워크숍, 맞춤 교육 등의 이용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맞춤 교육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은 무은재기념도서관이 운영되던 때부터 실시되고 있는 것이며, 주로 학업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썩 그럴듯해 보이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 이 글을 읽는 포항공대생 당신, 가슴에 와 닿는 무언가가 있는가? 도서관을 학술정보관으로 활용하기는커녕 독서실로만 이용하는 학부생, 늘 2% 모자란 자료 수집에 힘들어 하는 대학원생인 우리들이다. 그런 우리에게 외국 선진 대학 도서관과 같은 상황이 현실로 적용된다는 것은 고도의 상상력을 요구한다. ‘개념의 부재’라고나 할까.
물론,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여건과 상황이 현저히 다른 것은 사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학부 전공을 마친 이들이 도서관학 석사과정을 이수하도록 하여 전문 사서를 양성하는 미국과, 학부 때 도서관학 내지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이들이 사서가 되는 우리나라의 사정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허나 제도 개선을 종용하는 것은 대학 도서관 이용자인 우리들이 당장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가장 급한 것은 이용자 측과 도서관 측의 서로에 대한 관심이다. 이용자인 우리들은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고, 도서관은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례로 지난해 12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맞춤 교육의 실시 부진을 들 수 있다. 맞춤교육은 선진 대학 도서관들을 벤치마킹하여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써, 지정된 양식을 이용하여 교육을 요청하는 이가 원하는 교육내용, 교육 일자를 스스로 정하여 시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신청자가 없어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문화의 차이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그 차이가 수평 아닌 수직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면, 더구나 우리가 그 아래쪽에 해당한다면, 조금씩 나아가고 높여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