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골든벨’ 녹화 취재기
‘도전! 골든벨’ 녹화 취재기
  • 나기원 기자
  • 승인 2004.0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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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 울리러 한국의 과학영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과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TV 퀴즈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이 10일 우리 학교 체육관에서 있었다. 이번 골든벨은 KBS 창사 77주년 특집으로 과학 골든벨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17개 과학고생을 대상으로 열린 것으로, 오는 7월 우리대학 등지에서 열리는 제 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개회를 기념하고 국제물리올림피아드-2004 조직위원회와 KBS와 학생처가 주관한 이공계대탐험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게 되었다.

10일 오전에 시작한 골든벨 녹화, ‘과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거대한 현수막과 특집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적은 수의 관객만이 함께한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프로그램 녹화는 매우 피곤한 일이었다. TV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매끄럽게 진행되는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 함성을 지르는 오프닝 장면을 찍기 위해서도 FD가 학생들 앞에 몇 번 화이트보드를 흔들어야 한다는 것까지 일일이 설명을 하고 모자를 벗어 흔드는 같은 장면을 몇 번이나 찍는 등 오랜 공을 들여야 했다.

드디어 시작된 문제 풀이, 첫 문제는 제작진이 이번 특집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과학 문제로 시작되었다. 달에서 지구를 몇 시간동안 바라보면 어떤 모양으로 보일까를 물었지만 이 문제는 서술형으로 대답하기 너무 애매하고 문제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과학고 교사들과 의논을 거친 후, 오답을 낸 학생과 인터뷰를 하고 학생들이 준비해온 장기자랑까지 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1번 문제를 다시 촬영하는 해프닝과 함께 녹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골든벨도 여태까지의 골든벨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문제를 풀고 미리 준비한 학생들의 장기자랑을 보고 틀린 학생 중 재미있는 답을 내놓은 학생들을 아나운서가 인터뷰하며 진행되었다. 장기자랑 때 경북과학고의 두 학생은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경북과학고생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여러 가지 가무를 선보이며 여자 아나운서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 일반적인 과학고생의 이미지를 깨는 공연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과학 문제를 제외한 다른 문제는 역시 평소의 골든벨에서 많이 다르지 않았다. 많은 학생들을 골든벨에서 멀어지게 한 한문을 쓰는 문제는 이번에도 출제되었다. 이번 문제는 ‘과학자’를 한문으로 쓰는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가 나왔지만 많은 학생들이 ‘과학’은 제대로 쓰고 ‘자’를 틀리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져 관객으로 하여금 과학고의 인문교육에 대한 회의감을 품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과학 특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을 만큼 제작진이 신경을 쓴 듯한 과학 문제가 중간중간 출제되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주어진 50문제 중 과학 문제의 비중이 높지 않았으며 그 중에서도 과학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아닌 과학 상식을 물어보는 문제 중심이었다. 과학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를 내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였지만 직접 실험도구를 준비해 눈앞에서 실험을 하면서 해답을 보여주기도 하고 미리 촬영해놓은 실험 동영상을 보여주고 문제를 내기도 하는 등 TV프로그램으로서 볼거리에 더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40번 문제를 넘으면서부터 평소의 패턴대로 최후의 1인만이 남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학생은 강원과학고의 원종일 군으로 제작진은 한 명의 학생이 남게 되자 제작진은 문제를 틀리기 어려울 정도로 과한 힌트를 남발했다. 제작진은 억지로 문제를 풀 수 있게 만들어 미리 예정한 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전국 과학고에서 온 학생들은 어느새 한 마음이 되어 최후의 1인을 응원하고 있었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 관련 교수들과 전국 과학고 교장들도 관심있게 남은 학생을 지켜보았다. 마지막 남은 학생은 그들의 기대에 화답하듯이 남은 문제를 풀어나갔다.

과학 골든벨의 결과가 궁금하다면? 3월 7일 방영을 통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