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봉사활동] 시린 손 녹이는 따뜻한 마음들
[대학생들의 봉사활동] 시린 손 녹이는 따뜻한 마음들
  • 류정은 기자
  • 승인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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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우리 학교에 들어오는 학부생들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과정의 일환으로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오리엔테이션 과정에 봉사활동 시간을 포함시킨 것은 이공계의 리더가 될 학생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어려운 사람도 돌아볼 줄 아는 봉사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학교 측의 배려에서 시작한다. 봉사활동 장소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학생들 역시 봉사활동의 의미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통해 배우는 것, 학교에서 거창하게 리더로서의 덕목으로 봉사활동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로 봉사활동을 받아들이고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학내에서 학기 중에 공식적이고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대표 단체를 들라고 한다면 봉사 동아리 ‘다솜’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다솜’에서는 주말마다 영해에 있는 경북 기독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학 때는 소록도로 봉사활동을 가고 학기 중에는 ‘일일찻집’등을 열어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고 있다. 매주 한번씩 수화교실도 열고 있다.

동아리에서의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제외하고도 야학 봉사활동이나 종교 단체를 통한 봉사활동 등 개별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학우들도 눈에 띈다. 이밖에 동아리연합회에서는 방학 중에 학생들을 모집해서 대외적으로 충효교실이나 여름ㆍ겨울학교를 마련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넓은 세상 바라보기에서도 적어도 1년에 한번은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우리 학교와는 달리, 봉사활동을 시스템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하는 대학도 있다. 기독교 대학인 한동대에서는 봉사활동을 학점제로 인정하고 있어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포항 지역 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 봉사활동이 필요한 기관들과 연계하여 학생들은 각 기관으로 고루 파견하고 구성원들에게 봉사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셈이다. 최근 서울대에서도 봉사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 과목을 개설하고 학점제를 도입하는 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봉사활동 활성화를 위해 봉사활동을 과목화하고 학점을 인정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중ㆍ고등학교 시절의 강제적 봉사활동의 연장선상이 될 우려가 높아 반대의견을 펼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봉사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봉사활동이 필요한 기관과 연계를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남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학생이 되어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확실히 고등학교와는 다른 이미지다. 점수를 받고 기준 시간을 채우기 위해 했던 중ㆍ고등학교 시절의 봉사활동과는 달리 대학생에게 많은 자유와 시간이 주어지는 점에서 자기 선택적으로 타인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대학생의 봉사활동이라면 자발적이고 순수한 시작에 그 특징이 있을 터이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 학우는 매 주 봉사활동을 가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이 남을 돕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그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오는 것 같다며 겸손히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선 행사나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모습이 매스컴에 많이 비춰진다. 날이 싸늘해질 때쯤에만 주변을 돌아보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에도 타인을 생각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따뜻함과 여유를 가진 학우들이 지금보다도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