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외국인] 우리와 다른 우리 포용할 수 있는 인식전환 필요
[교내외국인] 우리와 다른 우리 포용할 수 있는 인식전환 필요
  • 나기원 기자
  • 승인 2003.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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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생활하다보면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학교 안 구성원들은 이들과 함께 랩에서 연구를 하기도 하고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정작 이 외국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현재 연구원 65명과 정규 외국인 재학생 27명 교환학생 6명으로 정규학생들은 학사과정에 1명, 석사과정에 21명, 통합과정에 1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에 있다. 생명과, 수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전자과에 가장 많은 5명의 학생들이 있다. 학생의 경우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학교에서 주로 오지만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입학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연구원이나 교직원의 경우는 그 경로가 다양하다. 다른 대학에 비해 많은 영어 강의의 수와 장학 혜택, 교수진을 포함한 우수한 연구환경이 이들 선택의 주된 원인이지만 상대적인 문화적 친밀감이나 지인의 추천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연구원들의 경우는 작년까지 주로 기숙사 20동 상남관에서 살았었지만, 올해 많은 수가 낙원아파트로 이주해 간 상태이다. 학생의 경우는 내겳倂뮌?구분없이 동일하게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주 ‘삭막함’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과는 달리 같은 수업을 듣거나 옆방에 사는 사람도 인사하지 않고 눈만 마주치고 지나가 서운하다”라고 말하는 한 학생은 “조금 더 사람들이 인사만 잘해도 많은 국제학생들이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마디 덧붙였다. 한국 학생과 한방을 쓰는 한 학생은 “지금 학생들이 학교측의 배려로 같은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끼리 방을 배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 학생과 생활하는 것이 타지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 한국에 온지 첫 일년 동안은 식사 적응이 힘들다고들 한다. 재료의 조리법과 향신료의 차이로 인해 입맛의 차이를 토로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식생활이 다른 외국인들도 학교 안에 그 수가 제법 있어 식생활이 단지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의 문제로 확대가 되기도 한다. 외국인 연구원은 취사가 가능한 낙원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그 문제가 덜 심각하지만, 학생의 경우 기숙사에서는 조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물론 식사할 곳이 다양하지 않은 우리 학교 상황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식사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외국인들이 따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 부엌의 형태라도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식사에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학우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타 대학에 비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수한 영어강의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우리학교를 선택하였지만 이런 상황은 과에 따라 그 편차가 제법 크다.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강의의 질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고 대부분의 과에서 자율적으로 영어강의를 시행하고 있지만 영어강의의 숫자가 많지 않은 신소재 공학과의 경우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모국어가 아닌 제 3의 언어로 수업을 듣고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모두를 위해 과연 어떤 것이 최적의 해결책인지 확실하지 않으며 구성원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강의를 무작정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우선은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외국인들에게 큰 짐으로 작용하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들 외국인들과 한국인의 의사소통은 그리 쉽지 않다. 서로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그렇지만, 막상 이들이 한국어를 연습할 만한 충분한 조건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강좌가 있지만, 이들이 랩 생활을 하며 주중에 한국어 강좌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은 교수의 동의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의사소통하기 위해서 영어뿐만이 아니라 종이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노력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포스텍의 한국 사람들은 겉보기에 다른 이들을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다. “사람들은 우리를 여전히 이방인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비록 외국인이기는 하지만 같은 학교의 동일한 한 구성원으로 생각해달라”는 한 외국인 학생의 말처럼 ‘남’이 아닌 같은 ‘우리’로 보는 조금 더 넓은 마음을 우리 구성원들이 가졌으면 한다.